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과 같은 B조에 속한 나이지리아(FIFA 랭킹 22위)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첫 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이집트(24위)에 무릎을 꿇었다.
나이지리아는 13일(이하 한국시간) 앙골라 벵겔라에서 열린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이집트에 1-3으로 역전패했다.
지난해 11월 케냐와의 월드컵 지역예선 최종전 이후 공식 무대에 첫 모습을 드러낸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특유의 화려한 개인기 등 공격력은 역시 위협적이었다. 나이지리아는 전반 12분 치네두 오바시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수비수 마흐무드 파티흐를 가볍게 제친 뒤 벼락 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았다. 빠른 발을 활용한 전진 패스, 문전 앞 쇄도 등으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개인 플레이에 치중하다 보니, 느슨한 수비 조직력이 약점으로 드러났다. 전반 33분 동점골을 허용한 데 이어 후반 9분 아메드 하산, 42분 모하메드 나구이에 잇달아 추가 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왼쪽 풀백과 중앙 수비수 사이의 호흡이 제대로 맞지 않아 여러 차례 수비 뒷공간을 내주며 연속 실점했다. 나이지리아전을 TV로 지켜본 박성화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나이지리아의 공격진은 예상보다 위협적이지 않았다.
특히 수비 조직이 유기적이지 못해 대량 실점을 허용했다"며 "기술적인 측면에서 한국보다 강하지만 이집트처럼 상대 공격수를 끌어 내린 뒤 수비벽을 허무는 공격 전술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이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나이지리아를 '1승 제물'로 삼기 위해서는 수비 뒷공간을 노린, 강하고 빠른 침투 패스가 필승 비책이라는 얘기다.
한편 이집트전 패배로 C조 최하위로 떨어진 나이지리아는 같은 날 모잠비크와 두 골씩 주고 받은 끝에 2-2로 비긴 베냉과 17일 2차전을 갖는다.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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