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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긴축, 단기적 국내시장 '쇼크' 장기적으론 긍정적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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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긴축, 단기적 국내시장 '쇼크' 장기적으론 긍정적 효과

입력
2010.01.15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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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은 악재 같지만, 멀리 보면 다행일 수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전격적으로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나 기습 인상하면서, 이 조치가 한국의 실물 및 금융시장에 몰고 올 '후 폭풍'의 범위와 파괴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의 성급한 행동으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나오고 있으나, 대다수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는 오히려 긍정적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계 경제의 기관차로 떠오른 중국이 넘치는 유동성을 방치하고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격 거품을 통제하지 않으면, 종국에는 '경착륙'할 수 밖에 없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13일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단기 관점에 따라 움직이는 증시는 폭락한 반면, 채권과 외환 등 경제의 펀더멘털을 중시하는 분야에서는 불안 장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날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일본, 대만, 홍콩 등 대부분 아시아 증시가 모두 1% 이상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 넘게 하락했다. 2003~2004년 중국의 지속적인 지준율 인상으로 아시아 각국의 주가가 동반 하락했던 '차이나 쇼크'의 경험이 되살아난 셈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철강이나 해운 등 이른바 '중국 관련주'들이 크게 떨어졌다. 그동안 중국 기업들은 넘치는 유동성을 바탕으로 전세계에서 원자재를 사 모으기에 바빴는데, 긴축이 시작되면 이 수요가 줄어들면서 이 부문부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다.

개별 종목으로는 포스코가 4.49%나 하락했으며 동국제강(-5.29%), 현대하이스코(-4.96%), 동부제철(-4.63%) 등도 상당 폭의 시가총액 감소를 경험했다.

그러나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은 중국의 선제적 긴축이 갖는 긍정적 측면도 부각되면서 큰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았다. '중국의 조치에 따라 우리나라도 출구전략이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로 국고채 1, 3년 단기물 금리는 0.01%포인트씩 소폭 올랐지만, 10년과 20년 장기물 금리는 오히려 0.01%포인트씩 하락했다.

원ㆍ달러 환율도 위안화 절상이 빨라질 수 있다는 '강세 요인'과 국내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 경상 흑자가 감소할 수 있다는 '약세 요인'이 충돌해 전날보다 소폭(1.9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금융시장의 움직임과 궤를 같이 한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금융연구실장은 "수출 기업들에게는 단기 악재인 것은 맞다"면서도 "중국 정부의 정책이 버블을 키우는 나쁜 요소를 없애고 안정적 경제 성장으로 유도하려는 것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거시경제실장도 "예상보다 빨리 긴축에 나선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는 강도와 지속성"이라며 "중국 정부가 실물경제를 크게 위축시키지 않는 선에서 조율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충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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