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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원조 1,000원 샵' 다이소 아성 물류센터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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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re] '원조 1,000원 샵' 다이소 아성 물류센터 가보니…

입력
2010.01.15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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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기 용인시 기흥의 국내 최초 1,000원샵 ‘다이소아성’의 물류센터. 거대한 창고 건물 3층에 들어서자 수십 개 선반 위에 아기자기한 물건들이 그득하다. 필통, 장난감, 방향제서부터 안마기, 애견 목걸이, 화장품, 모자, 음료수, 냄비, 넥타이까지 없는 것 없는 만물상 그 자체였다. 안웅걸 이사는 “생활 용품 2만 개 이상을 다루고 있다”며 “물건 값은 1,000∼3,000원. 60% 가량이 1,000원 이하”라고 소개했다.

1,000원샵이라고 무시했다간 큰 일 난다. 2008년에만 매출 2,300억 원을 올렸다. 판매량은 연간 1억5,300만 개(하루 평균 42만 개). 전 국민이 1년에 3개 이상의 물건을 다이소에서 구입했다는 계산이다. 1997년 1호점을 연 이후 매장도 전국에 520개나 확보했다.

다이소 성공의 원동력은 품질, 그 밑바탕에는 ‘발품’이 있다. 박정부(66) 사장과 영업부 직원은 국내는 물론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다. 남들은 물건 싸게 만드는 중국, 동남아시아만 찾을 때 이들은 프랑스, 인도, 영국, 브라질, 체코 등 물건을 가장 잘 만드는 나라와 회사를 찾아 나선다.

박 사장은 지금껏 400회 넘는 해외 출장에 지구를 60바퀴 이상 돌았다. 이를 통해 누적한 항공사 마일리지만 150만 마일이 넘는다. 박 사장은 “중간 무역상을 통한 기존 수입 방식으로는 원하는 품질을 얻기 쉽지 않다”며 “내 눈으로 보고 골라야 성에 차기 때문에 발품을 판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다니는 건 아니다. 발품으로 얻은 정보를 통해 기업을 분석하고 좋은 물건을 얻을 수 있는 후보를 고른다. 그 다음은 정면 공격이다. 박 사장은 기업 책임자를 만나 1,000원에 물건을 거래하자고 제안한다. 물론 듣지도 보지도 못한 회사가 말도 안 되는 값에 물건을 달라니 어이 없어 했고 문전 박대는 다반사였다고 한다.

박 사장은 그러나 “값은 싸지만 물량을 충분히 확보, 매출을 확실히 보장해 줄 수 있다고 설득했고 결과를 보여주니 믿기 시작했다”며 “영국 도자기 회사, 러시아의 유리 제품까지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회사도 다이소 전용 제품을 찍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1,000원 팔아 10원 남기는 박리다매

다이소의 판매 전략은 1,000원짜리 팔아 10원 이득을 얻는 박리다매에 있다. 판매가맹점 수익(30%), 물류 비용을 빼고도 1% 수익을 내려면 1,000원짜리 물건의 구매 단가는 500원을 넘어서는 안 된다. 그만큼 제조 업체와 신뢰 쌓기가 중요하다.

다이소는 지금껏 28개 나라 2,000개 거래선을 확보했는데 다이소가 기획, 디자인에 집중하고 물건은 제조 회사가 만드는 아웃소싱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이소는 다달이 600개 이상의 새 제품을 내놓고 있다. 신제품을 끊임 없이 만들고 조금이라도 탐탁지 않으면 가차 없이 버리는 결단이 있었기에 좋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박 사장은 “조금만 흠이 있어도 싼 게 비지떡이라는 비난이 쏟아진다”며 “1,000원짜리지만 품질은 10배 이상을 확보해야 소비자들이 또 찾는다”고 강조했다.

400개짜리 면봉, 건전지, 고무장갑, 종이컵 등 매달 8만∼10만개 팔리는 ‘스테디 셀러’를 여럿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도 철저한 품질 관리 덕분이다. 쟁쟁한 일본 회사들을 제치고 일본 주부들이 가장 많이 찾는 ‘100엔숍’의 해외 수입품 중 33%의 공급권을 따낸 것도 깐깐한 일본 소비자의 눈 높이를 맞추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다윗, 골리앗의 앞 마당까지 넘본다

다이소는 최근 양재동, 대치동 등 강남 한 복판에 100평(330㎡)이상의 대형 매장을 열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쇼핑몰 등 대기업의 안 마당도 진출하고 있다. 박 사장은 “강남 소비자라고 무조건 비싼 것만 찾는 게 아니라 생활 용품은 싸고 품질 좋은 것을, 나머지는 명품을 고르는 알뜰 소비를 지향한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물건이 아닌 ‘만족’을 파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했다. 1,000원짜리도 고객이 원한다면 A/S뿐 아니라, 환불, 리콜까지 하는 등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것. 박 사장은 “알뜰 소비를 하는 소비자도 비싼 물건 사는 이들 못지 않게 꼼꼼하게 제품을 따져보고, 바라는 것도 그 만큼 많아 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 물가를 단 1%라도 낮추는 게 꿈이라고 했다. 언제까지 1,000원을 고집할 것이냐고 묻자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영원히.”

용인=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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