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사법연수원생들의 취업 한파는 매서웠다. 이달 말 수료예정인 사법연수생 10명 중 4명은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연수원을 떠나야 할 것으로 조사됐다.
사법연수원은 "이달 31일 수료예정인 39기 연수원생 978명 가운데 군입대 인원 188명을 제외한 790명 중 직장을 구하지 못한 인원은 351명으로 미취업률이 44.4%에 이른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수료한 38기의 같은 시기 미취업률 44.1%와 비슷하지만 36기(39.1%), 37기(35.9%) 보다는 크게 높은 수치다.
변호사로 진로를 선택한 연수생은 법무법인 156명, 단독개업 23명, 고용(개인 및 합동변호사 사무실 취업) 41명으로 38기 209명(법무법인 153명, 단독개업 24명, 고용 32명)보다 11명 더 늘었다. 이 밖에 11명은 일반기업에 취업했고, 17명(남7ㆍ여 10)은 군법무관을 선택했다.
판ㆍ검사 지원자에서 여풍(女風)은 올해도 계속됐다. 검사 지원자 124명 중 72명, 판사 지원자 92명 중 64명으로 여성지원자가 남성보다 월등히 앞섰다.
수료 후에야 본격적인 진로 결정이 이뤄지는 측면이 있지만 사법연수원조차 향후 취업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아 올해 법률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연수원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대형 로펌이 신규 변호사 채용인원을 줄였고, 중소형 법무법인 역시 고용을 축소할 것으로 보여 지난해 보다 취업이 힘들다"고 밝혔다.
더욱이 정부기관이나 기업에서도 변호사 채용이 축소됐을 뿐만 아니라, 이미 수료한 37ㆍ38기들도 이직을 원하는 경우가 많아 39기의 취업 전망에는 불안요소가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로펌에서 연수생을 입도선매하던 일은 과거지사(過去之事)"라며 "스스로 전문성 개발하거나, 작은 변호사 사무실에서라도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사법연수원은 이날 미리 수료식을 열고 각종 시상식을 진행했다. 수료생 1ㆍ2ㆍ3등에게 수여되는 대법원장상, 법무부장관상, 대한변호사협회장상은 모두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에게 돌아가 비법대생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권지윤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