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아래 매설한 파이프에 지하수를 흘려 보내는 방식으로 염화칼슘을 뿌리지 않고도 제설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보일러로 방바닥을 데우는 원리와 유사하다.
한국도로공사는 지하 150m에서 퍼 올린 섭씨 15도의 지하수를 30도까지 데운 뒤 도로포장 5㎝ 아래 설치된 파이프로 공급해 노면 온도를 올리는 시스템을 개발했으며, 올해 안에 영동고속도로 일부 구간에 시범 설치키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도공에 따르면 지열을 이용하면 도로 아래에 열선을 설치하는 것보다 전력 사용량을 4분의1로 줄일 수 있다. 또 기상 예보에 맞춰 사전에 장치를 가동하면 눈이 쌓이기 전에 바로 녹일 수 있고, 자동제어나 원거리 조작도 가능해 결빙에 취약한 구간의 주행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염화칼슘 등 제설제 사용에 따른 환경오염과 차량 부식, 도로 내구성 약화 현상도 기대된다.
도공은 실제 실험에서도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마비시킨 폭설량과 비슷한 17㎝의 눈을 외기 온도와 관계없이 2시30분만에 완전히 녹이는 성능을 발휘했으며, 차량 통행이 가능할 정도로 제설하는 데는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도공 관계자는 “고속도로 4차로(1차로당 폭 3.5m) 구간 100m 설치 비용이 2억5,000만원 가량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안으로 영동고속도로 신갈~호법 등 수도권 확장 구간의 상습 결빙 구간에 시범 적용한 뒤 효과가 입증되면,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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