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국내 의료진들이 1년 간 아프리카 대륙을 누비며 봉사활동을 펼친다. 아프리카의 한국전 참전국들이 대상에 포함된, 보은(報恩)의 인술(仁術)이다.
국내외 소외지역 안과환자 진료봉사 단체인 비전케어서비스(www.vcs2020.org)는 5월부터 내년 4월까지 아프리카 동부 및 남부 14개국 36개 지역에서 한국전 참전용사 등을 대상으로 이동 안과병원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참전국인 에티오피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물론이고 케냐, 우간다, 르완다, 말라위, 잠비아, 짐바브웨, 모잠비크, 스와질랜드 등에서도 가난한 주민을 대상으로 진료한다.
이동 안과병원 운영 계획은 참전용사들에게 은혜를 갚는 한편, 전쟁의 폐허를 딛고 당당한 원조국으로 성장한 한국을 알림으로써 참전용사들의 위상을 높여주기 위해서 마련됐다.
에티오피아는 한국전 참전 16개국 가운데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지상군(6,037명)을 파견했다. 그러나 이후 공산화 과정 등에서 참전용사 대부분이 실직하거나 극빈층으로 전락해 수도 아디스아바바 외곽 산자락에 '한국마을'을 형성한 채 어렵게 살고 있다.
상당수 참전용사들은 80살이 넘은 고령에다 백내장 치료를 받을 기회가 없어 시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공은 공군 826명을 파견했다. 비전케어서비스는 에티오피아를 시작으로 진료에 나서 남아공에 둘러싸인 내륙국가 레소토에서 1년 간의 대장정을 마칠 계획이다.
비전케어서비스는 협력병원인 국내 49개 안과병원을 비롯한 뜻있는 의료진들을 모아 수술이 가능하게 개조한 진료버스 등의 장비를 갖춰 진료에 나선다. 백내장 및 안질환이 있는 환자 2만1,000여명을 진료하고 2,000여명을 수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 세계 실명자 중 90%가 개발도상국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 중 19.8%가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데,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시기를 놓쳐 실명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비전케어서비스 관계자는 "에티오피아의 경우 참전용사와 가족들을 따로 모아서 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