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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관계의 해체와 붕괴, 진지하게 고민하다…연극 '뷰티퀸' 등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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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관계의 해체와 붕괴, 진지하게 고민하다…연극 '뷰티퀸' 등 잇달아

입력
2010.01.13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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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포밍 아트 그룹 칼미아는 지난해 12월 29일 무용 '유리구슬 속의 아버지 2009'로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돈 버는 기계로 전락한 아버지가 어머니의 배신 앞에서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영상과 함께 그린 작품이었다. 인간 관계의 해체와 붕괴라는 주제는 새해 연극 무대에서 더 절박해졌다.

뮤지컬해븐은 쓸쓸히 살아가면서 마음을 열지 못하는 세 여인을 그린 연극 '뷰티퀸'을 공연한다. 데이트 한 번 못하고 노처녀가 된 모린, 신경과민에 방광염으로 고생하는 노모 매그가 주인공이다. 아일랜드의 황무지 농가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강퍅한 자연보다도 더 몰강스러운 사람들을 그린다.

1998년 토니어워즈 연출상 등을 수상, 그 해 최고의 작품으로 꼽혔다. 마틴 맥도나 작, 이현정 연출, 홍경연 김선영 등 출연. 14일~2월 28일 두산아트센터. 화 목 금 오후 8시, 수 4시 8시, 토 3시 7시, 일 3시. (02)744-4011

몽 씨어터의 '엘리모시너리(Eleemosynary)'는 미국 페미니즘판 '삼대'다. 비상한 머리를 가졌지만 괴팍한 할머니 도로시, 그 질식할 것 같은 압박에서 도망친 딸 아티, 모정을 모르고 할머니 슬하에서 자란 아티의 딸 에코우 세 명에 대한 연극적 보고서다. 기행, 도피, 강요, 외면 등 부정적 관계로만 얼룩진 세 여인의 삶을 추체험케 한다.

이 작품은 복잡한 인간관계를 풀어가는 단순한 무대가 인상적이다. 추상적으로 분할된 무대는 각 여인이 자신의 기억 속에 갇혀 펼치는 행동을 선명하게 대비시킨다. 서로 자신의 과거에만 갇혀 타인에게 손을 내밀지 못하는 현대인을 넌지시 은유한다. 제목은 '자선을 베푸는, 자비로운'의 뜻을 갖는 라틴어로, 용서는 인간의 원초적인 욕구라는 극 내용을 압축한다. 1985년 미네소타에서 초연, 1997년 LA드라마비평협회상을 탄 작품이다. 20~31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월~금 오후 8시, 토 4시 7시, 일 4시. (070)7160-7312

광주 연극 팬들의 뜨거운 성원을 업고 모노드라마 '아버지'가 서울 복판으로 온다. 고희연이 열리는 연회장이 무대다. 11명의 자식을 키우며 그들과 갈등해 온 주인공이 털어놓는 희로애락의 속내다. 1998년 광주에서 초연된 후 거창국제연극제, 영호남연극제, 중국 초청 공연 등 호응의 기록을 갖고 있다. 연출자이자 배우인 박윤모씨가 원작자인 소설가 한승원씨의 고향 장흥에서 공연을 갖는 등 진한 인연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번 서울 공연 후 2~3월 광주에서 상설 공연을 갖고, 6월에는 서북미재단 초청으로 미국 시애틀 공연을 갖기로 돼 있다. 27~31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평일 오후 7시 30분, 토 일 4시. 1588-7890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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