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족기능을 대폭 키운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은 교육과 과학에 방점이 찍혀 있다. 세종시의 설계 비전을 '교육ㆍ과학 중심 경제도시'로 명명한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정부는 교육과 첨단 연구 기능의 연계를 통해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려고 한다.
정부는 우선 관련법이 국회 계류 중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핵심 시설을 세종시에 유치하기로 했다. 컨트롤 타워인 '세종국제과학원(가칭)'을 비롯해 기초과학연구원(2010년), 융복합연구센터(2010년), 국제과학대학원(2011년), 중이온 가속기연구소(2012년) 등이 들어설 과학벨트의 면적은 330만m²이고, 투입 예산은 3조5,000억원에 달한다. 세종시 전체 예산(16.5조원)의 20% 가량이 집중된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연구ㆍ개발(R&D) 역량 강화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는 지 알 수 있다.
우수 인력 양성을 위한 대안으로는 글로벌 대학도시와 스쿨 타운(School Town)이 제시됐다. 이미 KAIST와 고려대의 유치가 확정돼 각각 100만m² 부지에 캠퍼스 설립이 구체화하고 있다. KAIST는 의과학대학원을 확장 이전해 뇌질환, 암 등 난치병 치료를 위한 전진 기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고려대도 기존 세종캠퍼스(조치원)와 별도로 녹색 융합기술 분야의 연구소를 세워 석ㆍ박사 과정을 운영할 방침이다. 당초 세종시 이전에 난색을 표했던 서울대 역시 일부 단과대 이전을 염두에 두고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키로 하는 등 내부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교육의 특수성을 감안, 원형지 공급 비용을 기업의 10분의1 수준인 3.3m²당 36만~40만원으로 책정해 국내ㆍ외 우수 대학 2,3곳을 더 유치하기로 했다.
중등교육의 초점은 교육 환경 개선에 맞춰져 있다. 정부는 학급당 학생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준인 20명으로 조정하고 무학년제, 교과교실제 등 선진국형 교육 실험에 착수할 계획이다. 또 자율형사립고, 자율형공립고, 외국어고, 과학고, 예술고 등을 추가로 설립, 이들 각급 학교를 한데 묶어 현 정부 '학교다양화 정책'의 효과를 검증하는 스쿨 타운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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