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노키아와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등 전세계 23개 휴대폰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1조원대의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는 국내 업체가 외국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 금액중 가장 큰 액수이다.
ETRI 신정협 특허팀장은 11일 "지난해 7월 미국 캘리포니아법원에 노키아 등 휴대폰 제조사를 상대로 특허 침해소송을 제기했다"면서 "최근 2개 업체가 각각 200억원대 규모의 로열티를 지불했고, 남은 21개사에 대해 절차를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ETRI에 따르면 이들 글로벌 휴대폰 제조사는 ETRI가 특허기술을 보유한 3세대(G) 이동통신 특허기술을 계약 없이 무단으로 사용했다.
신 팀장은 "ETRI가 특허 받은 신호처리기술은 휴대폰 배터리 전력 소모를 기존 방식보다 20%이상 줄여, 배터리 소모시간을 자동 연장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3G 이동통신 기술은 국제표준이기 때문에 특허침해에 해당되고, ETRI가 승소할 경우 얻을 수 있는 로열티 규모는 최대 1조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송 진행이 초기 단계에 있어 심의를 거쳐 판결이 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소송이 진행되는 중간에도 합법적으로 계약하고 로열티를 지불하겠다는 업체가 나오면 언제든지 합의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ETRI는 현재 170건의 국제표준 특허를 보유중이며, 국제표준으로 추진 중인 기술도 300건이 넘는다. 국제표준특허는 1건당 약 1,000만달러(약 113억원)으로 추산된다.
임현주 기자 korear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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