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한화, 웅진, 롯데,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SSF 등 5개 기업이 세종시에 모두 4조5,150억원을 투자키로 확정했다.
이로 인해 창출되는 일자리는 모두 2만2,994개로 추산된다. 특히 정부가 낮은 땅값 등 매력적인 조건들을 제시함에 따라 다른 기업들도 세종시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어, 세종시 투자 기업들이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내 놓은 11일 가장 많은 투자 계획을 밝힌 곳은 삼성이다.
김순택 삼성전자 부회장(신사업추진단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에서 삼성전자, 삼성LED, 삼성SDI, 삼성SDS, 삼성전기 등 5개 계열사가 그린에너지와 헬스케어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세종시 일원에 2011~2015년 총 2조5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이 신수종 사업과 관련, 구체적인 투자 계획 등을 공식 발표하긴 처음이다.
김 부회장은 "그 동안 신성장동력이 될 신사업 분야를 탐색, 그린에너지와 헬스케어를 차세대 사업으로 선정하고 투자 지역을 물색해 왔다"며 "정부 계획대로 세종시에 국제과학 비즈니스벨트가 조성된다는 전제 아래 투자 타당성을 검토한 결과 시너지 효과와 입지 경쟁력이 뛰어난 것으로 판단, 투자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투자할 그린에너지는 차세대 전지(삼성SDI의 대용량 전력저장용 전지 및 연료전지, 삼성전자의 태양전지)와 LED 조명(삼성LED의 조명엔진 생산기지) 사업으로 나뉜다. 또 헬스케어는 생명기술(BT)과 정보기술(IT)를 융ㆍ복합한 첨단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를 대상으로 한다.
삼성은 또 세종시에 데이터센터 및 컨택센터(콜센터)를 설립하고, 세종시 주변에 위치한 삼성전기 공장에도 고부가 패키지용 기판을 투자키로 했다. 이 경우 고용 인력은 모두 1만5,800명이 될 것이라는 게 삼성 설명이다.
그러나 김 부회장은 "정부가 말한 국제과학 비즈니스벨트 조성이 안 될 경우에는 우리가 굳이 세종시에 들어갈 필요가 없고, 새롭게 고려해야 될 것"이라며 "사업이라는 게 시장 상황과 여건의 변동에 따라 시기가 바뀔 수도 있고, 관련 시너지가 되는 사업은 추가할 수도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한화는 향후 10년간 1조3,27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먼저 ㈜한화가 국방미래기술 연구소를, 한화석화가 태양광 연구개발(R&D)센터 및 태양전지 생산공장ㆍ태양광 모듈 생산공장을 세운다.
또 한화L&C가 소재 연구센터와 태양광 부자재 공장, 에너지절약형 건자재 공장, 전자소재 및 부품 공장 등을 건립한다. 대한생명은 이 곳에 한화그룹 금융연수원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로 인한 고용 효과는 모두 3,044명이다.
웅진은 2020년까지 9,000억원을 투자, 2,650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웅진에너지의 태양광 잉곳ㆍ웨이퍼 3공장과 시스템 공장, 웅진코웨이의 환경가전 공장과 물류ㆍ교육센터, 웅진케미칼의 첨단 소재 공장 등이 구체적인 내용이다.
잉곳이란 웨이퍼를 만들기 전 금속 덩어리를 일컫는다. 웅진은 또 그룹 R&D 조직과 교육센터를 세종시에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순위 30위권대의 웅진은 충청 지역과의 긴밀한 연관성 때문에 일찌감치 세종시 입주 기업 후보로 꼽혀왔다.
롯데는 2020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 4개 연구분야의 식품과학연구소를 운영키로 했다. 발효식품, 건강기능식품, 바이오소재, 산학협력 등 4개 연구 분야에서 1,000명 고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오스트리아의 태양광 관련 생산업체인 SSF는 이미 지난해 4월 1,380억원을 투자키로 하고, 양해각서(MOU)까지 맺은 상태이다. 500명의 생산 및 연구 인력을 고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각 기업이 투자할 면적은 삼성이 165만㎡, 웅진이 66만㎡, 한화가 60만㎡, SSF가 16만5,000㎡, 롯데가 6만6,000㎡ 이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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