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팬들의 챔프전 관전권이 끝내 박탈됐다.
한국농구연맹(KBL)은 11일 서울 논현동 KBL 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지방구단끼리 맞붙는 챔피언 결정전(7전 4선승제)이 5차전 이상 갈 경우 5~7차전을 서울(잠실실내체육관 또는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치르기로 결정했다.
'챔프전 서울경기' 안건의 이사회 통과는 '서울구단' 삼성과 SK의 양보 덕분이다. 삼성은 "두 시즌을 치러본 뒤 손익을 따져보자"는, SK는 "일단 한 시즌 서울에서 치러본 뒤 다시 생각하자"는 전제 하에 KBL의 방침에 동의했다.
KBL은 "프로야구처럼 챔프전을 서울에서 개최하면 농구 붐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역대 '데이터'로 보면 챔프전의 장소는 실제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삼성과 SK가 서울로 연고를 옮긴 2001~02시즌부터 지난해까지 서울과 지방에서 챔프전이 열렸을 때 관중 수는 서울이 8,905명, 지방이 5,100명이었다. 또 입장수입은 서울이 4,393만7,000원, 지방이 2,771만7,000원이었다. 결과적으로 챔프전 5,6차전이 서울서 열릴 경우 관중은 7,600명, 수입은 3,200만원 정도 늘어나는 셈이다.
모 지방구단 관계자는 "도시연고제라는 취지에는 어긋나지만 기업논리로 보면 서울경기도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 게 몇몇 구단의 생각"이라면서도 "문제는 KBL이 꼭 먼저 틀을 짜놓은 상태에서 '대승적'이라는 논리를 들어 몰아붙이는 일 처리 방식에 있다"고 지적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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