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년 벽두부터 삼성전자 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79만9,000원에서 지난해를 마감한 이 회사 주가가 연일 속등, 사상 최고가(6일 84만1,000원)를 기록하는 등 80만원대를 넘어서면서 '마의 벽'으로 알려진 100만원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왜 오르나
삼성전자 고공 행진의 이유는 탄탄한 실적 때문이다. 반도체 D램과 LCD 패널 값이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4분기 계절적 비수기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이 부문의 실적이 크게 좋아졌다. 중국 춘절 특수까지 감안하면, 올 1분기 실적은 더 좋을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 윈도7 출시에 따른 PC교체와 스마트폰 시장 확대, 그리고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라는 대형 스포츠 이벤트 덕분에 올해 전반적으로 업황 호조가 기대된다는 얘기다.
최근 상승세의 배경에는 '1월 효과'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10년간 삼성전자는 2003년과 2007년을 제외하면 1월에 언제나 주가가 올랐다. 또 1월 평균 수익률도 9.3%에 달하고 있다.
주가 100만원 돌파할까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돌발변수가 없는 한 올 상반기 100만원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신한금융투자(95만원→105만원), 유진(94만원→106만원) HMC(93만원→100만원), 하나대투(85만원→100만원) 등이 지난 주 목표주가를 100만원대로 높인 상태다.
대우증권 송종호 연구위원은 "삼성전자는 확고한 시장 지배력,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기술력, 선도적 마케팅 전략을 바탕으로 올해 영업이익이 15조원을 넘을 것"이라며 "인텔, 노키아 등 글로벌업체와 비교할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실적이 뛰어나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재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유진투자증권 안성호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 주가는 '상고하저' 형태를 띨 전망"이라며 "지금 추세라면 1분기에 100만원대 돌파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 한승훈 애널리스트도 "하반기에는 반도체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 주가가 100만원에 도달한다면 상반기 중에, 특히 1분기에 고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100만원대 주가는 힘들 가능성이 크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과거 100만원 전망이 나올 때마다 삼성전자 주가가 꼭지를 찍고 꺾였기 때문인데, 지난해 9월에도 '목표가 100만원'이 나오자마자 82만9,000원으로 최고가를 찍고 내려 앉은 경험이 있다.
특히 2월 중국 춘절 특수가 꺾인 이후 반도체 수요 둔화 및 가격 하락 가능성이 본격화할 경우 '100만원 전망'이 주가 발목을 잡는 현상의 재연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이 춘절 이후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2월 이후 주가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며 "환율 하락으로 IT 주식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 심리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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