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으로 경기 포천 지역의 구제역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영하 20도까지 떨어진 강추위에 소독액과 생석회가 얼어붙어 소독효과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포천시 방역대책본부가 8일 구제역 발생 농가 인근에 분무형 소독기 6대를 설치했지만 분무액이 얼어 붙어 전혀 가동하지 못했다. 포천시 농업기술센터 임연식 축산지도팀장은 "날씨가 추워 소독기를 사용할 수가 없어 방역에 큰 어려움이 겪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포천시는 대안으로 효과가 떨어지는 생석회 살포를 크게 늘렸다. 아울러 소독액을 축축하게 적신 보온덮개를 이동통제소 입구에 까는 비상조치도 동원했다.
하지만 강알카리성의 화학반응으로 열이 발생, 바이러스를 죽이는 생석회 역시 한파로 효과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농림수산식품부 김대균 서기관은 "석회가루를 계속해서 뿌리고 보온덮개를 늘리는 등 일단 대안을 적극 활용하는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추운 겨울철에 구제역이 발생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방역당국은 확산 여부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2000년과 2002년에 발생한 구제역은 3~6월에 발생했다.
각 지방자치단체도 전염성이 강한 구제역 발생으로 저마다 특별방역 대책을 마련하는 등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경기도는 구제역 발생 후 방역대책본부를 포천시청에 설치했고, 부산, 울산, 강원, 그리고 전북 등도 비상대책상황실을 가동, 축산농가에 외부차량 출입통제, 차단방역조치 등 방역활동에 들어갔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날 구제역 발생을 이유로 한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중단, 제주산 돼지고기의 일본수출이 타격을 받게 됐다. 제주산 돼지고기는 2004년 11월 돼지열병 양성반응으로 수출이 중단됐다가 지난해 9월부터 재개된 바 있다.
박철현 기자 kara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