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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사실 분 어디 없나요" 산은, 정부 반대로 인수의사 사실상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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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 사실 분 어디 없나요" 산은, 정부 반대로 인수의사 사실상 철회

입력
2010.01.11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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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은행권 최대 이슈로 손꼽히던 '외환은행 인수ㆍ합병(M&A)'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후보 '0순위'로 꼽혔던 KB금융지주가 의사결정권자인 회장선임을 둘러싸고 홍역을 치르고 있는데다, 또 하나의 후보였던 산은금융지주는 사실상 인수의사를 접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인수를 전제로 했던 '은행 빅뱅'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한 발 물러선 두 큰 손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전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이날 "산은금융지주가 덩치가 더 커질 경우 민영화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큰 만큼 외환은행 인수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은금융지주는 당초 취약한 국내 영업기반을 감안해 외환은행 인수희망을 직간접적으로 피력해왔지만 최근 정부의 반대기류를 확인한 이후, 해외M&A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도 신년 인터뷰에서 "외환은행을 인수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해외은행을 인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실탄(자금)'까지 확보하고 인수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던 KB금융지주는 연말 이래의 회장 공백 사태로 인해 속도를 내기 힘든 상황.

물론 강정원 국민은행장이 회장내정자 사퇴에도 불구하고 회장대행으로서 경영권을 행사하고는 있지만, 어차피 M&A와 같은 중대 의사결정은 차기 회장의 몫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외환은행 인수는 어디까지나 강 행장의 소신이었던 만큼, 차기 회장이 외환은행 인수에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지는 현재로선 예단키 어려운 상태다.

은행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강정원 행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KB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여부는 전적으로 차기 회장에 달려 있다"며 "만약 신임 회장이 은행 보다는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을 우선시 한다면 외환은행 인수는 후순위로 밀려나고 증권사나 보험사 인수 쪽으로 방향을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안주자들도 소극적

KB금융지주와 산은금융지주 외에 외환은행 인수의 잠재적 후보군으로 거론돼 온 곳은 하나금융지주와 농협. 하지만 이들의 태도도 크게 적극적이지는 않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지난해 외환은행에 대한 관심을 여러 차례 표명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외환은행 보다는 우리금융쪽에 마음이 더 기울어 있다는 게 은행권의 관측이다.

정부가 이미 올해 우리금융 민영화에 속도를 내겠다고 발표한 터라, 하나금융으로선 우리금융 인수 쪽으로 역량을 집중할 공산이 크다.

농협의 경우 창립 이래 최대의 구조개편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어, M&A에 뛰어들 분위기가 아니다.

더구나 신용부문과 경제부문 분리과정에서 정부로부터 돈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다른 금융사를 인수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다는 게 농협측 설명이다.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로선 하루라도 빨리 떠나고 싶은 상황. 2003년 외환은행 인수 이후 이미 7년이 지난 터라, 사실 사모펀드로선 투자기간이 너무 길어진 측면이 있다.

한 금융계 인사는 "론스타가 투자자들로부터 이미 외환은행을 빨리 처분해 투자이익을 배분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내 금융상황의 급변으로 현재로선 인수자를 찾기가 힘들어, 외환은행 매각은 꽤 지연될 수도 있다는 게 은행권의 평가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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