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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난민 아이가 짊어진 삶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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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난민 아이가 짊어진 삶의 무게

입력
2010.01.07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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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럭 소리만 나면 수십 명이 마대자루 따위를 둘러 메고 몰려 든다. 차가 부려놓은 쓰레기에서 쓸만한 뭔가를 줍기 위해서다. 미얀마와 국경을 맞댄 태국 매솟의 외곽. 불법 체류 미얀마인 300여 명이 모여 산다. 외신이 지난 해 말에 찍은 저 사진을 6일 전했다.

다섯 살쯤 될까. 부처님 오신 날 동자승 같은 둥글둥글한 미소. 토실한 볼의 곡선을 타고 이어진, 낫처럼 보이는 칼날의 섬뜩한 곡선. 그리고 아이의 키가 감당하기 힘든 길이로 늘어져 있는 텅 빈 포대. 생계의 하중….

아이의 부모도 카메라의 앵글 바깥 어딘가에서 쓰레기를 뒤지는 중일까. 그러면서 순간순간 아이의 무사를 확인하며 저런 미소로 정을 나누는 것일까. 아니면 고아일까. 그럼 저 티 없는 미소는 누구를, 무엇을 향한 것일까. 이마와 볼에 잔뜩 묻은 하얀 얼룩은 또 무엇일까. 혹시 마른 밀가루 반죽 같은 것일까.

많이 지나쳐오지 않은 시간 속 우리의 모습이, 또 멀지 않은 북쪽 이웃의 어떤 풍경이 저와 크게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글 최윤필 기자 walden@hk.co.kr

사진 매솟=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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