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가 전대미문의 흥행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세간의 이목은 흥행 질주의 일등공신인 3D(입체) 영상에 쏠린다. '아바타'의 3D 상영관은 전 세계적으로 25%에 불과하지만 지난 4일까지 수익에서는 56%를 차지했다. 이렇듯 스크린에서 위용을 떨치고 있는 3D 기술이 안방까지 세력을 넓힐 태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구랍 29일 '3D TV 실험방송 추진단'을 발족했다. 앞으로 3~4년 안에 가정에서 3D 영상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는 수준까지 상용화한다는 것이 목표다. 현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국제표준화기구(ISO) 등 세계기구와 함께 국제 표준을 정하는 작업에 역점을 두고 있다. 표준을 정해 시장을 선점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
오용수 방통위 전파방송관리과장은 "올해 10월께 서울 지역 최소 50개 가구를 대상으로 3D 셋톱박스와 3D TV를 설치, 2D와 3D 영상을 모두 지원하는 서비스를 실험한다"고 밝혔다. 2011년에는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를 3D로 중계할 계획도 갖고 있다. 세계 최초로 지상파를 이용한 3D 방송의 기술적 실험에 뛰어드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일본이 3D TV 상용화의 선두주자다. 위성방송으로 3D 프로그램을 실험방송하고 있는 단계로 J리그 하이라이트 등을 3D로 방송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도 케이블, 위성방송을 통해 3D 방송을 실험 중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10일까지 열리는 CES쇼(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도 3D TV 경쟁은 치열하다. 현재 국내 유통되고 있는 3D TV는 LG의 47인치 LCD TV가 거의 유일하다. 하지만 이번 쇼가 끝나면 3D 디스플레이의 폭도 한층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3D TV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콘텐츠 부족과 휴먼 팩터(사람이 느끼는 불편함과 안전성 요소)가 그것. 3D 선진국에 비해 제작 장비와 기술이 미흡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고, 안경을 끼고 시청해야 하는 불편을 시청자들이 감수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 상용화 초기 단계의 고민이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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