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이 후계자로 사실상 지목되면서 북한 권력 승계 작업은 한반도 정세 변동의 핵심 요인으로 떠올랐다.
김 위원장과 김정은의 권력 승계는 '부자 세습'이라는 점에서 공통 분모를 갖는다.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김일성-정일-정은' 3대 세습이 완성된다. 하지만 이들의 구체적인 세습 과정을 상당히 다르다.
김정일 위원장의 승계 작업은 1971년 김일성 주석이 사회주의 노동청년동맹 6차 연설에서 권력 세습 의사를 밝히며 시작됐다. 김 주석은 1년 뒤 당중앙위 제5기 6차 전체회의에서 김 위원장을 후계자로 내세울 것임을 확실히 천명했다. 북한 언론은 김 위원장을 '당중앙'으로 호칭하기 시작했다.
김 주석은 1980년 제6차 당대회에서 김위원장을 후계자로 공식 지명, 명실상부한 2인자로 만들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공식 승계는 1994년 김 주석이 사망한 후에야 비로소 이뤄졌다.
김정은의 승계 작업은 아버지 때보다 훨씬 압축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 북한의 경제난 등 불안한 정세로 인해 중장기적인 권력 기반 확대 작업이 어렵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미 김정은의 생일(1월 8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계를 대내적으로 확고히 하려는 조치로 승계 작업이 속도를 낼 것임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북한 권력 구조상 김 위원장이 낙점을 한 이상 승계 작업 진행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관심은 김 위원장이 언제 김정은을 후계자로 공식 지명하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이 이르면 올해 9월쯤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공식적인 후계자로 추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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