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완치 환자가 늘고 수술 후 삶의 질이 중시되면서 다양한 저(低)침습수술법이 개발되고 있다. 현재 위암 치료를 위해 개복 위절제술, 조기 위암에 시행되는 내시경 점막 절제술, 복강경 위절제술, 몇 년 전 도입된 로봇 위절제술 등의 수술법이 쓰이고 있다.
위를 잘라내지 않고 암을 치료하거나 피부를 최소한으로 절개해 만족스러운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두말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아직 일부 환자만 이러한 저침습수술이 가능한 게 현실이다.
위암 수술을 하는데 안전성, 근치성, 기능성 등 세가지 조건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암조직 주변의 정상조직을 충분히 포함한 위 절제와 주변 림프절의 철저한 절제, 적절한 소화관 재건이 필요하다. 위암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수술로 인한 합병증과 사망을 줄이고 장기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다. 현재까지 이를 가장 잘 실현하는 방법은 개복 위절제술이다.
최근 많이 쓰이는 내시경 점막 절제술은 점막층에 국한된 조기 암 중 림프절에 전이될 위험이 거의 없는 환자에게 위의 암병변만 제거함으로써 위 기능을 완전히 보존하면서 치료하는 방법이다. 복강경 위절제술은 이보다 좀 더 확대된 범위의 조기 위암에서 피부절개를 적게 한 뒤 위와 림프절을 잘라냄으로써 빠른 회복을 꾀하는 수술이다. 로봇수술은 복강경 위절제술과 적응증이 같지만 기존 복강경 기구를 사용하는 것보다 정밀하게 수술할 수 있다.
기능성을 높이는 저침습수술법의 효용성을 증명하려면 표준 수술인 개복 위절제술과 비교하는 것이 필수다. 수술에는 안전성, 근치성 문제가 뒤따르는데 저침습수술 중 내시경 시술의 경우 출혈이나 위 천공(穿孔ㆍ구멍 뚫기)으로 인한 합병증과 암병변의 불완전한 절제, 복강경이나 로봇수술에서는 수술법의 까다로움 등으로 인한 긴 수술시간과 고가의 비용 등이 문제될 수 있다.
여기에 저침습수술을 받은 환자의 장기 생존율 결과가 나오지 않아 조기 위암이 아닌 진행성 위암에 저침습수술법을 성급히 적용하는 것은 아직 무리다. 게다가 현재 진단기술로는 수술 전에 조기 위암으로 진단돼도 실제로 수술하면 조기 위암이 아닌 경우가 10~20%나 돼 좀더 정확한 수술법이 적용돼야 한다.
새로운 수술법은 수술로 인한 상처와 고통을 줄이는 것이 주 목적이지만, 기존 개복 위절제술에서도 덜 침습적인 수술법을 개발하려고 노력해왔다. 수술 후 합병증을 줄이고 빠르게 회복하도록 하기 위해 피부 절개창을 기존 25㎝ 가량에서 15㎝ 이하로 줄였다. 또한 수술시간을 줄이려고 다양한 방법을 적용한다든지, 환자 고통과 불편을 감소하려고 콧줄이나 배액관을 삽입하지 않는 등의 방법이 그것이다. 기존 수술과 비교할 때 안정성과 근치성을 그대로 유지하므로 진행성 위암 환자도 같은 이점을 누릴 수 있다.
결국 최선의 위암 치료는 위암을 가능한 한 초기에 정확히 진단해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암병변을 안전하게 없애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치료법 중 환자 생존율과 삶의 질을 고려해 최선의 수술을 제시하고, 그 수술을 훌륭히 해내는 숙련된 위암치료전문팀에 의한 진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성훈 세브란스병원 위암전문클리닉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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