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이 워크아웃 신청 직전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사 격인 금호석유화학에 넘긴 거래를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채권단은 "총수 일가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주주와 채권단의 이익을 침해한 의도적인 행위"라며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워크아웃 신청 1주일 전인 지난달 21일 유동성 확보를 위해, 보유중이던 아시아나항공 주식 33.5% 가운데 12.7%(2,227만주)를 당일 종가인 주당 4,275원(952억원)에 금호석유화학에 넘겼다.
금호그룹은 총수 일가가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을 통해 나머지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 이에 따라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의 최대 주주가 됐고, 아시아나항공이 최대주주인 대한통운의 지배권까지 금호석유화학으로 넘어가게 됐다.
금융권은 워크아웃 신청으로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경영권이 채권단에 넘어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금호그룹 측이 알짜 계열사 경영권 확보 차원에서 이 같은 지분거래를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 금호산업이 알짜 계열사 주식을 다른 계열사에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넘긴 것은 주주와 채권단에 대한 배임으로 볼 수 있어 경우에 따라 법적 분쟁이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원상회복하거나 이에 상응하는 대안을 마련하라고 금호측을 압박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시아나 지분을 금호석유화학에 넘김으로써 금호산업의 기업가치가 훼손됐다"며 "원상회복이 어렵다면 ▦금호석화가 아시아나 지분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 금호산업에 돈을 추가로 주거나 ▦금호산업이 보유한 나머지 아시아나항공 지분(20.8%)까지 금호석화에 모두 넘기되, 기존 지분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계산해서 팔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채권단은 이날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한 워크아웃개시를 공식 결의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채권행사를 4월5일까지 3개월 간 유예하는 한편 약 2개월 간 자산실사를 통해 존속기업 가치 등을 따져본 뒤 경영정상화 방안을 수립키로 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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