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내려 경사형 엘리베이터인 남산오르미를 타고 도심의 설경을 빠져본다.
이어 지난달 말 새롭게 단장한 애니메이션센터와 문학의집에서 만화와 문학 작품을 감상하며 도심 속 여유를 만끽한다.
남산유스호스텔을 지나 북측산책로를 따라 걷다 동대입구 전망데크에서 겨울바람을 쐬며 땀을 식힌다.
평소 보지 못했던 국궁 경기를 관람한 후 약수터에서 목을 축인다. N서울타워에서 서울의 전경을 바라보며 신년설계를 하다 보니 어느새 2시간이 지났다.
산책로만 수십 갈래가 뻗어있는 남산에서 최적의 코스를 고르기란 쉽지 않다. 계절에 따라 길의 모습도 달라지고, 주변 풍광도 수시로 색을 갈아 입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시민들에게 산책로 선택에 도움을 주기 위해 이 달부터 남산 보행로의 월별, 주제별 코스를 엄선해 제공키로 했다.
1월 남산 산책코스의 주제는 '눈꽃여행'. 눈이 내린 남산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4가지 코스가 소개됐다.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간다면 1시간 코스의 짧은 산책로를 걷는 게 좋다.
남산오르미를 타고 애니메이션센터와 문학의집 등 문화시설을 둘러본 후 시내 전경을 감상하는 코스다. 동대입구에서 출발해 국립극장과 성곽탐방로, 약수터를 거쳐 N서울타워에 이르는 길도 겨울 분위기를 만끽하기엔 부족함이 없다.
혈기왕성한 학생들이라면 2시간 코스의 산책로가 적합하다. N서울타워에서 중앙계단 산책로를 따라 잠두봉 포토아일랜드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후 힘이 남아돌면 곳곳에 설치된 운동기구로 체력단련도 할 수 있다.
1년 간의 보수공사 끝에 지난해 12월 21일 재개관한 애니메이션센터에서는 영화를 보거나 전시회를 감상할 수 있다. 만화화장실이나 요술거울 등 이색 시설도 체험할 수 있다.
산책만으론 심심하다면 남산에 위치한 다양한 문화시설을 활용해도 된다. 국립극장에서는 1월 중 '달려라 달려 달달달!', '비엔나의 음악상자' 등 어린이 우수 공연이 열려 방학을 맞은 자녀들을 맞고 있다.
남산 국악당에서는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토요일에 전통공연이 펼쳐진다. 주한독일문화원에서는 독일 영화와 음악회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시는 앞으로 매달 주제를 정해 시간대와 이용자 특성에 맞게 3∼7개의 코스를 개발해 남산을 테마가 있는 산책명소로 조성할 계획이다. 산책코스 정보는 시와 남산공원 홈페이지, 남산르네상스 블로그를 통해 주변 볼거리와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산책코스를 걷다 보면 새롭게 단장된 문화시설과 독특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남산의 새로운 모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사진=심현철기자 shim@korewa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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