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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백수광부·골목길 '고래'/ 조직 앞에 왜소한 개인… 아픈 질문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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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백수광부·골목길 '고래'/ 조직 앞에 왜소한 개인… 아픈 질문 던지다

입력
2010.01.0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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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백수광부의 '고래'를 극단 골목길의 연출가 박근형이 만든다. 1998년 여름 강원도에서 발생했던 북한 잠수정 사건을 소재로 만든, 지난해 초연작이다. 연출자와 출연진이 대폭 교체된 이번 무대는 또 다른 감동이 기대된다.

당시 자살을 택해야 했단 무장 공비 9명의 내면을 따라간다. 그러나 실제 무대는 우리 시대의 현실을 은유한다. 조직 논리에 따라 죽음까지 불사하지만 왜소해지는 이 시대 개인의 모습이 앙상하게 드러난다.

바다 속에 잠겨 있는 잠수정이 우주의 심연을 형상화한다. 그 속에서 타인의 고통이나 죽음은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다가올 뿐이다. 전반부에서 배우들은 코딱지만한 공간을 헤집으며 짙은 북한 사투리로 농을 주고 받는다. 그럭저럭 이어가던 일상은 그러나 총성이 들리기 시작하는 후반부로 접어들면서부터 결국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와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나아가 이 시대가 출구 없는 방은 아닌지, 무대는 에둘러 묻는다.

배우들의 몸과 즉흥 연기를 강조하는 극단 백수광부, 배우들의 자유와 섬세한 연출을 조합하는 극단 골목길이 만나 어떤 무대를 빚어낼지에 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연출가 박씨가 두 극단에서 네 명씩 오디션으로 배우를 뽑아 새 앙상블을 빚어냈다. 이해성 작, 김학수 김도균 등 출연. 22일~2월 7일 정보소극장. 화~금 오후 8시, 토 3시 6시, 일 3시.(02)814-1678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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