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 사회 쿠바에서 법으로 금지된 물물거래가 인터넷을 통해 활성화되고 있다.
쿠바에서는 정부 허가를 받지 않은 물물거래는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헤어밴드를 비롯한 생활용품을 직접 만들어 행상을 하거나, 전화로 주문을 받아 과자를 판매하는 방식의 암시장은 활성화되어 있다. 심지어 하바나 시내에서 빈 맥주캔에 싸구려 럼주로 채워 몰래 유통시키는 기발한 밀거래를 목격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닐 정도이다. 그런데 최근 당국의 눈을 피하기 쉽고, 구매자 모집이 쉽다는 이점을 갖춘 인터넷이 인기 있는 암거래 장터로 떠오르고 있다.
2007년 쿠바 청년 2명이 해외에서 만든 인터넷 거래 사이트 '레보리코(Revolico)'가 최근 향상된 쿠바 인터넷 사용환경 덕분에 암시장 이용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4일 보도했다.
쿠바판 '온라인 벼룩시장'이라고 할만한 이 암거래 사이트에선 기상천외한 물건과 권리들이 유통된다. 중고차와 신차, 컴퓨터, 디지털제품 등 평범한 물품은 물론 애인 구하기, 비자 인터뷰 순서 선점, 결혼 정보 제공 등 혁신적인 서비스들이 거래되고 있다. NYT는 "쿠바의 암시장이 온라인에 자리를 잡았다"며 "1950년 산 미국트럭 닷지, 1954년 산 미국 승용차 뷰익 등 희귀한 클래식 차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쿠바당국은 공식적으로 이 사이트의 국내 접속을 막고 있다. 하지만 NYT는 "쿠바인들이 정부의 방화벽을 깰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별 어려움 없이 이 사이트에 접근하고 있으며 매달 200만 건에 가까운 클릭 수를 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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