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증시는 어떻게 될까.
지난해처럼 50% 가까운 상승세를 보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눈높이를 낮추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여전해 증시가 계속 탄력을 받기는 하겠으나, 2009년의 폭등 장세는 희박하다는 것이다.
김주형 동양종합금융증권 투자전략팀장, 오성진 현대증권 WM컨설팅센터장, 이재경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부장, 최재식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으로부터 올해 주식 및 펀드 투자 전략을 들어봤다.
하반기 증시는 예측불허
올해 증시는 하반기로 갈수록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는 등 '수비' 태세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각국의 출구전략 시행 여부와 외국인 움직임 등의 변수가 맞물려 하반기 증시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오 센터장은 "상반기에 고점(1,800포인트 내외)을 기록한 뒤 이후에는 박스권 움직임을 보이겠지만, 하반기에는 각국의 출구전략에 따른 변동성 확대로 국내 주식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팀장도 "올해는 추세적 상승보다 완만한 상승 하에 종목별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2분기 이후 각국이 단계적으로 출구전략 시행에 나설 경우 조정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동양종금증권 김 팀장은 "출구전략이 시행되더라도 경기회복 기조가 견고하기 때문에 급격한 조정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 증시는 4분기에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IT와 자동차가 주도주
세계 경제가 본격 회복할 가능성이 크므로 정보기술(IT), 자동차와 같은 수출 대표주가 유망 종목으로 꼽힌다. 특히 IT관련주는 외국인 보유 비중이 여전히 과거 고점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과 같은 호재와 맞물려 외국인의 추가 투자가 예상된다.
삼성증권 이 부장은 특히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등 글로벌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 '세계 일류' 기업을 유망 종목으로 꼽았다. 그는 "중국을 주축으로 하는 신흥시장의 소비 성장에 따라 기업실적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 시점을 결정하는 데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현대증권 오 센터장은 "실적 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은데, 2분기 이후 환율과 원자재가격, 금리 등의 여건이 기업 실적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1분기 지나서는 주식 비중을 줄여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외보다는 국내 펀드
펀드에 투자한다면 해외보다는 국내 비중을 늘리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해외펀드의 경우 올해부터 양도차익에 대한 비과세가 폐지돼 국내에 투자할 경우보다 15% 가량 수익률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올해 증시의 부침이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펀드를 고를 때는 대형주 중심으로 구성된 성장형과 저평가된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많이 편입된 가치형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전히 해외 펀드에 투자하고 싶다면, 신흥시장(특히 중국)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하반기 부터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원유, 금 등 원자재 관련 펀드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대신증권 최 팀장은 "해외에 투자하는 효과를 거두면서도 비과세 혜택을 받고 싶으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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