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3월 두산에서 롯데로 새 옷을 갈아입은 '처음처럼'은 주류시장에서 진로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고 있는 또 하나의 히트 브랜드이다.
2006년 첫 선을 보인 '처음처럼'은 출시 직후 순식간에 업계 2위에 올랐고, 롯데주류로 재 출범한 후에도 인기가 더욱 급성장하고 있어 올해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세계 최초 알칼리수 소주 '처음처럼'은 당시 '2~3자의 명사'가 관행적으로 사용돼온 소주 이름에 파격적인 4글자 이름을 달고 첫 선을 보였다.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의 시 <처음처럼> 을 상표화했고, 제품의 서체 디자인을 신 교수에게 직접 의뢰, 당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처음처럼>
'알칼리 환원수'를 사용하여 소주업계에 '물 전쟁'을 일으키도 했다. 처음처럼의 '알칼리 환원수'는 작은 입자로 목넘김이 부드럽다는 특징으로 소비자들에게 각인, 이효리 '회오리주' 열풍을 타고 널리 사랑 받고 있다.
최근 2년간 전국 시장 점유율 11%대에 머물던 '처음처럼'은 지난 해 8월 시장점유율 13%를 돌파하고 지난 해 말 15%대까지 끌어올리며 시장에서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더욱이 이런 결과는 지난 해 전체 소주 판매량이 2008년에 비해 4%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더욱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주력 모델인 이효리를 앞세워 일관성 있는 마케팅 활동(흔들어라 캠페인)을 전개해온 것과 롯데그룹의 유통력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이룬 결과"라고 분석했다.
2010년에도 소주 판매량의 감소가 예상되고 있지만, 롯데주류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과 부산 등 지방시장 공략 등을 통해 전국 시장 점유율 2~3% 포인트 가량 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최근 자체 조사결과 서울지역에서 가장 선호하는 소주 브랜드로 선정되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기존 '처음처럼'과 함께 2009년 8월 수도권에 최초로 출시한 '처음처럼 쿨'도 성장세에 한 몫 할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처럼 쿨'은 출시 이후, 여성 및 20대 젊은 층 시장을 새롭게 공략, 블루오션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처음처럼 쿨'은 덜 취하면서 즐기는 최근의 웰빙 음주문화를 반영해 도수를 2.7도 낮춰 부드러움을 살린 16.8도의 신제품. 롯데주류는 천연 당알코올뿐 아니라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열량은 설탕의 절반 이하인 프락토 올리고당을 첨가해 부드러움과 함께 상쾌한 맛을 강조했다.
현재 20대 젊은 소주 음용층을 타깃으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Think Casual'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애프터스쿨의 유이를 모델로 발탁, '쿨샷 댄스' 광고가 젊은층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효리효과'에 이은 '유이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특히 '젊은 소주'로 브랜드를 각인시키기 위해 'Think Casual'을 슬로건으로 잡고, 20대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소비자 캠페인을 전개하여 젊은 층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처음처럼 쿨'은 이러한 젊은 마케팅에 힘입어 20~30대 유동인구가 많은 신촌, 강남, 홍대, 명동 등에서 높은 선호도와 지지율을 보이며 매출 상승곡선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러한 반응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 상승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도 롯데주류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롯데주류 제품은 기술력과 품질을 인정받아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40여 개 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이 중 소주는 2004년부터 4년째 소주 수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처음처럼'과 '경월 그린' 등 소주 제품을 중심으로 2004년 이후 연속 일본 내 한국 소주 1위의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미국 법인에서도 '처음처럼'을 중심으로, 음식의 참맛을 살려주는 깔끔한 '청하', 63년 전통의 쌀로 빚은 '백화수복', 매실주 시장 판매 1위를 달리는 '설중매'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영규 롯데주류 사장은 "처음처럼 제품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2009년 소주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면서 "올해도 누적 전국 시장점유율 15%를 넘어서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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