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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코리아/ 진로, 초당 44병 '건배'… 세계 50여개국서 마시는 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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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코리아/ 진로, 초당 44병 '건배'… 세계 50여개국서 마시는 소주

입력
2010.01.04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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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의 대명사 진로는 우리 서민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성장해 온 대표적인 장수 히트브랜드이다.

진로의 브랜드 역사는 192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안남도 용강군 지운면 진지동에 설립된 진천양조상회는 당시 지명인 진지동(眞池洞)의 '眞(진)'과 소주를 증류할 때 술방울이 이슬처럼 맺힌다는 의미에서 '露(로)'자를 합성, 만들어 냈다.

1970년 국내 소주시장 1위에 오른 이후 40년간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내놓은 적이 없다. 그래서 소주와 진로는 동의어로 쓰일 정도이다.

1998년 '참眞이슬露'를 시판해 기업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2006년 8월 출시된 '참이슬 후레쉬'로 대한민국 대표소주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해에는 18.5도'진로 제이'를 출시하며 저도주시장을 이끄는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은 두꺼비가 진로의 상징이지만, 처음에는 원숭이가 진로의 로고로 쓰였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진로 관계자는 "예전 서북지방에서는 원숭이가 복을 상징하는 영특한 동물로 여겨졌기 때문에 심벌로 선택된 것"이라며 "1954년 진로가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으로 이사를 오고 전국을 대상으로 영업을 개시하면서부터 두꺼비로 바뀌게 됐다"고 전했다.

진로가 주류업계의 선두주자로 떠오르게 된 것은 품질의 우수성 및 판매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선진적인 광고판촉 활동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59년말 진로는 국내 최초로 CM송을 만들었다. '야야야 야야야 차차차 ~'로 시작하는 '진로 파라다이스'의 멜로디는 당시 최대의 히트곡으로 떠올랐고, 국내 광고분야의 새로운 장을 열어 놓았다.

라디오와 TV를 통해 선보이기 시작한 이 CM송은 전국 방방곡곡 대유행을 한 공전의 히트곡으로, 당시 군인들은 물론 일반 체육대회의 응원가로 불릴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진로는 1998년 10월 25도짜리 참이슬을 출시, 당시로는 30도대가 대세이던 소주시장에서 저도화를 주도했다. '진로'에 이어 소주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참이슬'은 소주는 '독한술'이라는 이미지를 '부드럽고 깨끗하게' 바꿔 놓았다.

98년 10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10년간 판매된 참이슬은 총 140억병. 참이슬 오리지널이 124억1,000만병, 2006년 8월 출시된 참이슬 후레쉬는 15억9,000만병이 팔렸다.

10년간 월평균 1억1,700만병, 하루 평균 384만병, 초당 44병이 팔려나간 셈이다. 참이슬의 판매량은 주류는 물론 식음료를 포함한 다른 장수상품 판매량과 비교할 때도 국내 최고라 할 수 있다.

진로는 2008년 9월 진로-참이슬의 대를 잇는 제3세대 브랜드 '제이'를 출시했다. 알코올 도수를 기존의 19.5도에서 18.5도로 낮춤으로써,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효과를 얻었다.

여기에는 매년 가속해가는 저도 소주시장을 개척하고, 시장 구도 변화와 제조사간 치열한 시장경쟁에 선제 대응한다는 전략도 숨어있다.

해외에서의 선전도 눈부시다. 1968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진로는 동남아를 출발점으로 73년 서독에, 75년 미국에 이어 77년 일본에 진출했으며, 현재 전세계 50여개 국가에 진로 및 참이슬 브랜드로 소주를 수출하고 있다.

2005년 국내 최고의 주류업체인 하이트맥주와 한 가족이 된 진로는 이를 통해 글로벌 주류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2008년 진로의 해외수출액은 5,343만달러, 양으로는 420만 상자가량이다. 특히 일본시장에서 진로는 최고의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는 소주가 더 이상 우리나라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다. 실제로 세계 시장에서 위스키, 보드카, 럼, 진 등의 판매량을 훨씬 앞지르고 있고, 특히 증류주(Distilled Spirits)부문에서 2001년 이후 전세계 판매량 8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윤종웅 사장은 "참이슬이 성공한 이유는 부드러운 소주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트렌드에 맞추어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변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라며 "86년간 쌓아온 기술력과 전통성을 토대로 새로운 소주의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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