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기준금리가 뭡니까? 은행들한테 참고하라고 기준을 제시해 주는 금리 아닙니까? 그런데 기준금리는 바닥에 딱 붙어 있는데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왜 이렇게 금리가 높은 건지..."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던 한 은행 고객의 푸념이다. 안 그래도 은행들은 새해 벽두부터 대출금리를 또 인상했다. 기준금리는 그대로인데 왜 대출금리만 이렇게 오르는 것인지,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들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이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금리와 한국은행 기준금리 사이의 차이는 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고 한다.
2008년 10월 5.25%였던 기준금리는 지난해 2월 2.0%까지 떨어져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지만 그러나 지난해 신규 가계대출(1∼11월) 가중평균 금리는 5.71%에 이른다. 금리 격차가 무려 3.67%포인트나 되는 셈.
물론 은행도 할 말은 있다. 신규 아닌 기존 가계대출자들은 지난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2%대에서 사실상 고정되면서 저금리 혜택을 봤다.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도록 지원하라는 정부 정책에 맞춰 가계대출 금리보다 더 낮췄다. 두 부문에서 이익이 나지 않으니 결국 신규대출 금리를 높여서라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은행측 주장이다.
하지만 기존 대출자에 비해 신규대출자들이 왜 더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할까. 자금조달비용으로 따진다면 신규대출자들이 오히려 더 낮은 금리혜택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닐까.
연체율이나 부실확률로 따진다면 중소기업보다 개인들의 대출금리가 더 낮아야 맞는 것 아닐까. 아무리 따져봐도 지금의 금리체계는 공정하지도 납득 가능하지도 않다.
은행수익도 중요하지만, 이런 식으로 금리를 전가해선 곤란하다. 새해엔 이자마진에만 의존하는 은행수익구조도 근본적으로 바뀌어야겠지만,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금리체계부터 고쳤으면 한다.
최진주 경제부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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