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의 '초두효과'(初頭效果ㆍ처음 제시된 정보가 나중의 정보보다 더 오래 기억되고 영향을 미치는 현상)와 유사한 일이 2010년 증시에서도 나타날까.
3일 한국거래소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의 주가 패턴을 분석한 결과, 새해 첫 날과 첫 달에 주가가 오르면 연간으로도 강세장이 나타날 뿐만 아니라 1월에 수익률이 높았던 종목이 1년 내내 증시의 주도주로 자리잡을 확률 역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00년 이후 지난해까지 새해 첫날 주가와 연간 주가 움직임이 같을 확률은 70%에 달한다. 개장일 코스피지수가 3.24% 올랐던 2001년에는 연중 지수도 37.47%나 올랐고, 첫 거래일 2.3% 급락세를 보인 2008년에는 연간 기준으로 -40.72% 수익률을 기록했다.
1월 주가도 연간 흐름과 높은 상관 관계를 보였다. 2001년 이후 1월의 주가 흐름과 연간 흐름의 방향이 다른 경우는 2002년과 2003년, 2007년 등 3차례 불과했다. 반면 1월에 각각 4.66%와 4.11% 상승한 2004년과 2005년에는 10.51%와 53.96%씩 올랐고, 지난해에도 1월에 2.93% 상승한 때문인지 연간 수익률은 49.6%를 기록했다.
1월에 초과 수익을 기록한 종목이 그 해의 '대박 종목'이 될 가능성도 높았다. 대신증권이 2003년 이후 매년 1월 수익률 상위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뒤 2월부터 그 해 연말까지 보유했을 경우의 투자성과를 분석한 결과, 2004년 한 해만 제외하고 시장수익률을 상회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종필 연구원은 "1월 수익률은 그 해 포트폴리오 구성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며 "1월 중 개별 종목의 움직임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2010년 증시를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이는 1월의 주도 업종과 종목은 무엇일까. 일부 다른 의견도 있으나, 동양종합금융증권과 대신증권 등은 정보기술(IT)과 소재 업종을 최선호 업종으로 제시하고 있다. IT의 경우 관련 업종에 속한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추세적으로 높아져 올해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철강 등 소재업종은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는 상태인데다가, 올해 중국 내수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경우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밖에 금융업종도 국내 내수시장 확대로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는데, 굳이 업종 내 우선 순위를 세분한다면 1순위는 보험이며, 그 다음은 은행과 증권업종 순으로 투자매력이 높다는 게 일반적 전망이다.
한편 대신증권 이 연구원은 1월의 선호 종목으로 LG전자와 하이닉스, 기아차 등 8개 종목을 제시했다. 그는 "1월 초반에는 지수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하락시 방어적일 수 있으면서도 상승할 때 소외되지 않는 저평가 종목이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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