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초반부터 분위기는 일방적이었다. SK와 KT, 대형 통신사의 맞대결답게 '통신대전'이라는 거창한 수식어가 붙었지만 경기 내용은 라이벌전이라고 부르기가 무색했다.
10연패 중인 서울 SK의 전반전 팀 어시스트는 모두 3개. SK의 공격이 철저히 일대일 위주로 이뤄졌다는 방증이었다. 반면 SK는 전반에만 12개의 실책을 저질렀고 리바운드 개수에서 6-14로 크게 밀렸다. 이는 스코어로 고스란히 연결돼 SK는 전반에만 31-52, 21점차로 뒤졌다. 이미 모래알처럼 무너진 SK의 팀워크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전반 점수차 21점, 승부는 일찌감치 결정됐다. SK가 4쿼터 초반 11점차까지 추격하기도 했지만 10분 만에 21점을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75-91 또 다시 대패. SK는 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의 '통신대전'에서 결국 11연패의 멍에를 쓰고 말았다.
SK의 11연패는 지난 1997~98시즌 당했던 팀 최다연패와 타이기록. SK는 지난해 12월4일 대구 오리온스를 꺾은 이후 한 달이 다 되도록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오리온스전 승리 이전에 당했던 9연패까지 포함하면 최근 20경기에서 1승19패, 승률은 고작 5푼이다.
11연패 중인 SK는 앞으로 창원 LG(6일), 전주 KCC(8일), 인천 전자랜드(10일), 원주 동부(15일) 등 만만찮은 전력을 갖춘 팀들과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전자랜드가 기록한 올시즌 최다연패(13연패) 경신의 위기감마저 고조되고 있다.
단독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울산 모비스는 서울 삼성을 홈으로 불러들여 85-79 역전승을 거뒀다. 4연승 행진을 이어간 모비스(25승8패)는 2위 KT(24승9패)와의 승차 1경기를 유지했다.
3위 전주 KCC는 안방에서 하승진(17점 15리바운드)을 앞세워 안양 KT&G를 90-69로 대파하고 신바람 나는 7연승을 달렸다. 이날 1~3위 팀이 나란히 승리를 거두면서 모비스 KT KCC의 '3강 체제'가 더욱 굳어지게 됐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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