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를 겪어온 재계 서열 8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2개 계열사(금호산업 금호타이어)가 결국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다. 그룹 주력사인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도 경영정상화를 위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박삼구 그룹 명예회장 등 총수일가는 보유주식 처분권을 채권단에 일임했다.
금호그룹과 채권단은 30일 이 같은 내용의 구조조정 방안에 최종 합의했다.
금호측은 유동성위기의 진원지였던 대우건설 매각작업이 결렬됐다고 이날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사모펀드(PEF)를 구성, 대우건설 지분 과반수(50%+1주)를 주당 1만8,000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금호생명 지분도 사기로 했다.
대우건설 풋백옵션 상환 의무 등으로 자본잠식 위기에 놓인 금호산업과 자체적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에 넣어, 추후 채권단이 출자전환 등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룹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과 주력사인 아시아나항공은 워크아웃에 넘기지 않고, 채권단 협의와 지원 하에 자체 정상화(자율협약)를 추진키로 했다.
대신 박삼구 명예회장 등 금호그룹 오너일가는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고 그룹 지배권과 관련된 금호석유화학 지분(48.5%) 등 보유주식을 채권단에 담보로 맡기기로 했으며, 처분도 위임하기로 합의했다.
김영기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합의는 금호그룹을 정상화하고 시장혼란을 막으며 고용을 안정시키고 채권단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보기 때문에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금호측을 대표해 참석한 오남수 그룹 경영전략본부 사장은 "죄인이 된 심정이며 죄송하다"고 말하면서 "워크아웃에 들어간 기업의 경영권은 향후 정상화하면 되찾기를 바라지만 대우건설 경영권을 다시 준다고 해도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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