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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09 문화계 결산] <11·끝>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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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09 문화계 결산] <11·끝> 출판

입력
2009.12.30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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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축'이나 '침체' 같은 식상한 불황의 단어를 도리없이 써야 할 해였다. 문학서를 중심으로 몇몇 베스트셀러의 인기가 도드라졌지만, 출판계를 짓누른 간난신고의 무게를 버티기엔 역부족이었다. 자기계발서나 어린이책 등 불황에도 꾸준히 팔리던 책마저 하락세를 보였다. 불황의 그늘은 비대칭적으로 드리워졌다. 메이저 출판사와 중소 규모 출판사, 베스트셀러 작가와 비인기 작가, 대형 서점과 동네 서점,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의 양극화가 깊어졌다. 내용 면에서는 지친 삶을 위로하는 따듯한 감성의 책, 김수환 추기경 등 돌아가신 이들을 기리는 추모 서적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컸다. 외국에 비해 한 발 늦은 전자책이 대중화의 토대를 마련한 한 해이기도 했다.

온라인 영역 확대, 중소 서점 몰락

인터넷 서점의 매출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지난해 온라인 서점 매출 총액은 8,225억원(대한출판문화협회 집계)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온라인 서점의 확대는 중소 규모 서점의 몰락과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 50여년 전통의 대전 대훈서적이 부도를 맞는 등, 독자들이 직접 책을 들춰보며 고를 수 있는 유통 채널이 속속 무너지고 있다. 온라인으로의 쏠림 현상은 도서 가격의 왜곡과 출판 트렌드 획일화 등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낳았다.

도서시장에도 추모 분위기

김수환 추기경,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장영희 서강대 교수 등 올해 세상을 떠난 인물들에 관한 책이 봇물을 이뤘다. <바보가 바보들에게> (산호와진주 발행), <성공과 좌절> (학고재 발행),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샘터사 발행) 등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유작이나 전기 성격의 책뿐 아니라 김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동행> (웅진지식하우스 발행), 노 전 대통령 측근인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쓴 <후불제 민주주의> (돌베개 발행) 등도 독자들이 많이 찾았다.

스타들의 책 쓰기 줄이어

인기 스타의 에세이 출간이 붐을 이뤘다. 아이돌그룹 빅뱅의 <세상에 너를 소리쳐> (쌤앤파커스 발행), 영화배우 구혜선의 <탱고> (웅진지식하우스 발행), 영화배우 최강희의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 (북노마드 발행) 등이 차례로 출간돼 인기를 끌었다.

내용도 다양해졌다. 한류스타 배용준은 사진에세이집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 (시드페이퍼 발행), 탤런트 김현주는 바느질 에세이 <현주의 손으로 짓는 이야기> (살림 발행)를 각각 냈다. 영화배우 차인표는 <잘가요 언덕> (살림 발행)으로 소설가로 데뷔하기도 했다.

아동시장은 침체, 학습만화는 열풍

일제고사로 상징되는 성적 위주 교육 시스템은 어린이들을 책에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신종플루도 출판시장 침체에 한몫했다. 여름 이후 어린이책 유통량은 전년에 비해 40% 정도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학습만화는 폭발적 성장을 이어갔다. 예림당의 시리즈가 2,000만부 돌파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고 <마법 천자문> (아울북 발행), <서바이벌 만화과학상식> (아이세움 발행) 시리즈도 1,000만부를 훌쩍 넘기는 판매고를 올렸다.

전자책 시장의 태동

미국 등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전자책(E-Book)의 상용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아이리버 등이 잇달아 전자책 단말기를 내놓았다.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등 온ㆍ오프라인 서점도 통신회사와 손잡고 전자책 사업을 위한 조직을 꾸렸다. 9월에는 대형 서점들과 출판사들이 함께 한국이퍼브라는 전자책 회사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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