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정용 게임기 분야의 최대 화제는 음악 게임의 부상이다. 음악 게임이란 유명 대중 음악을 직접 연주하는 게임이다.
'록밴드''기타히어로''밴드히어로''위 뮤직' 등 각종 음악게임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3',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360', 닌텐도의 '위'등 각종 가정용 게임기 이용자들을 사로 잡았다.
이 가운데 단연 선두주자는 '록밴드'. 세계 최대 게임제작사인 EA가 내놓은 '록밴드'는 1, 2편 시리즈로 나온데 이어 올해 9월 '록밴드 비틀스'를 내놓으며 최고 인기를 구가했다.
록밴드 비틀스는 1960~70년대 전설적 록밴드였던 비틀스의 모든 앨범을 게임화했다. 이용자는 리듬 기타, 베이스 기타, 드럼, 노래 등 각 분야별로 연주를 하거나 친구들과 합주를 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게임에 기타, 드럼 등 실제 악기를 축소한 조정기가 포함돼 있다. 즉, 이용자는 화면에 나타난 연주 표시를 보고 기타와 드럼 형태의 연주기를 기타 치듯 튕기거나 드럼 연주하듯 두드리면 된다.
이 게임은 이용자를 순식간에 록밴드 일원으로 만들어주는 독특한 진행 방식 덕분에 게임계에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아쉽게도 국내에는 정식 출시가 되지 않았다. 대신 많은 게임 애호가들이 해외 인터넷 쇼핑몰 등을 통해 게임을 구매하며 록밴드 바람을 일으켰다.
액티비전이 내놓은 '기타히어로'도 록밴드와 유사한 게임이다. 이 게임은 메탈리카, 오지 오스본, 반 헤일런, 에어로스미스 등 유명 록밴드들의 인기곡을 게임으로 만들었으며, 록밴드처럼 기타 형태의 조정기를 연주해 게임을 진행한다.
높은 인기 덕분에 올해 '기타히어로 5'가 출시됐으며 '기타히어로 월드투어''기타히어로 스매시히트' 와 유사 게임인'밴드히어로'등 시리즈물이 줄줄이 쏟아졌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닌텐도도 음악 게임이 최근 뛰어들어 '위'에서 즐길 수 있는 '위 뮤직'을 국내에 선보였다. 이 게임은 피아노, 드럼, 바이올린, 플루트 등 60여가지 악기를 연주하는 내용이다.
이용자는 동요, 팝, 클래식 등 50곡의 음악에 맞춰 게임 조정기를 들고 실제 악기를 연주하는 흉내를 내며 게임을 진행한다. 국내보다 일찍 출시된 미국에서는 이 게임을 음악교육협회에서 교재로 채택해 음악 수업에 활용하고 있다.
음악 게임들이 게임계에 일으킨 주요 변화는 체감형 게임의 확대와 더불어 새로운 온라인 음악 시장을 열었다는 점이다. '록밴드'와 '기타히어로' 시리즈는 게임을 구입하면 추가로 새로운 곡들을 인터넷에서 전송받아 게임에 추가할 수 있다.
PS3와 엑스박스360 모두 인터넷 장터를 운영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각종 곡을 추가로 구입할 수 있다. 록밴드 시리즈의 경우 수 백여 곡이 인터넷에 추가곡으로 등록됐으며 기타히어로도 속속 추가곡을 인터넷으로 판매하고 있다.
특히 록밴드 비틀스는 비틀스의 모든 노래를 게임화한다는 목표 아래 기존 게임에 포함되지 않았던 곡들을 매달 인터넷으로 판매하고 있다.
과거 음반 판매에 의존했던 음악가들은 게임 덕분에 음악을 추가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그만큼 게임 제작사 및 음악가들에게 새로운 시장이 열린 셈이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음악게임은 이용자들에게 단순히 듣기만 했던 음악을 다른 방식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며 "발상의 전환 덕분에 음악 게임은 내년에도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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