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년(庚寅年) 새해에도 '1월 효과'가 나타날지 여부를 놓고 증권사마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 증권사가 "최근의 상승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주식을 보유한 채 새해를 맞이하라고 조언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그 가능성을 낮춰 잡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김주형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경제의 '더블 딥'과 '고용 없는 성장'에 대한 우려로 일부에서 비관론을 내놓고 있지만, 최근의 경기 지표는 재고조정이 마무리되고 투자가 살아나는 등 미국 경제의 회복을 예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실물경기가 이미 정점에 도달했다는 지적도 있으나, 내년에 미국과 중국의 경기 회복이 본격화하면 수출과 산업생산이 추가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동양종금증권은 긍정적 전망을 바탕으로 1월 코스피지수가 1,800포인트(저점은 1,62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4분기 기업실적 발표가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고 미국 고용지표가 개선 추이를 이어갈 경우, 세계 주요국 증시의 동반 상승과 함께 1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 심재엽 연구위원도 "미국 소비가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면서 미국 증시도 연중 최고점을 경신했다"며 "이런 현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출 업종과 대형주의 추가 상승에 무게를 둔 매수전략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한양증권 역시 "올해 4분기 기업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고,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부문에 대한 외국인의 적극적 매수가 계속되고 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 증권사는 또 최근 시세를 타고 있는 IT와 자동차, 경기관련 소비재에 대한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신영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등은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이 당분간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 전망하며 '1월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을 낮춰 잡고 있다.
신영증권은 29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올해 주가지수가 지난해 하락 폭을 회복한데다, '1월 효과'를 주도해온 소형주 강세현상이 내년에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투자증권도 "29일 배당락 이후 인덱스 펀드가 현물에서 선물로 투자처를 옮겨가려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며 "다음 달 지수옵션 만기일까지는 제한된 범위에서 지수가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화증권도 "8월 이후 상장기업에 대한 이익전망 증가 추세가 감소하고 있으며, 올해 급등에 따른 조정압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1월 평균 코스피지수를 1,680선으로 제시했다. 이 증권사 윤지호 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코스피지수가 연간 30% 이상 상승한 해는 5차례였는데, 그 중 4차례는 다음해 1월과 2월의 주가 상승률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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