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우익(사진) 신임 주중 한국대사는 29일 경색된 남북관계 해결을 위해 북한과 접경한 중국주재 대사로서 돌파구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류 대사는 이날 베이징(北京) 주재 한국특파원단과 가진 취임 간담회에서 "남북관계와 북한핵 문제는 긴요한 시기에 처해 있고, 막중하고 엄중하다는 표현이 실감나는 상황"이라며 "북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서 할 역할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진수 주중 북한 대사 등 북측 관계자와의 접촉 가능성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며 "북핵 6자회담을 재개하고 남북관계를 풀어나간다는 것이 정부의 현안이어서 그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정학자이기도 한 그는 중국의 부상을 문명사적 전환, 패러다임 이동, 세계질서의 개편이라고 표현하면서도 중국의 독주에 대해서는 회의적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19,20세기처럼 군사력이나 생산력만 가지고 국력을 평가하던 시대는 지나 중국이 미국을 추월한다는 식으로 단선적 평가를 내릴 수는 없다"며 "중국이 세계질서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중국이 유일한 변수는 아니고 새로운 질서는 우리가 그 동안 경험하지 못한 질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사 부임에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부주석 방한시 '영예수행'을 한 류 대사는 시 부주석의 아내이자 유명 가수인 펑리위안(彭麗媛)의 방한을 초청한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그는 "시 부주석에게 부인이 오지 않아 한국 언론이 섭섭하게 생각하고 있다. 상호 문화교류를 위해 부인의 방한을 주선해달라고 부탁했더니 적극적으로 해보겠다는 (시 부주석의)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인사로서 '힘있는 대사론'이 제기되는 것에는 다소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힘있는 대사라는 표현이 듣기에는 그럴듯하지만 대통령의 명을 받고 대사 직을 수행하는 데 힘이 있고, 없고가 따로 있지 않다. 대사에게 주어진 권한과 책임을 다할 뿐"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또'주중 대사 고사설'과 관련 "(대사직을) 고사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다"며 "정가에서 먼저 이야기가 나온 뒤 외교부 정례 인사와 때를 맞춰서 발표하는 바람에 늦어졌을 뿐"이라고 해명했다.'차기 통일부 장관 희망론'에 대해서도 그는"전쟁할 때는 현재 상황만을 먼저 생각해야지 전쟁 다음을 생각할 수는 없다"고 답변했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