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전업계의 화두는 단연 '그린' 열풍으로 요약된다. 저전력과 고효율을 특징으로 한 그린 가전은 친환경 바람을 타고 국내 시장에서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 했다.
그린 가전의 대표 주자는 'LED(발광다이오드) TV'. 화면을 밝게 해주는 백라이트 유닛(BLU)을 기존의 냉음극 형광램프(CCFL) 대신 LED로 대체한 이 제품은 고가이지만 슬림 디자인에 선명한 색상과 밝은 화면을 보여주면서도 전기 소모가 적은 게 장점이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삼성전자가 올해 3월 미국과 한국에 동시 출시한 파브 LED TV는 6개월 만에 100만대 이상 팔려 나갔고, 연말까지 누적 판매량도 25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올해 6월 신제품을 내놓고, LED TV 시장에 뛰어든 LG전자도 차세대 TV 라인업을 그린 가전에 초점을 맞췄다. 전력 소비가 많은 에어컨에서도 그린 열풍은 계속됐다.
정밀 적외선 센서인 '쿨아이'를 탑재해 출시된 삼성전자 2009년형 하우젠 에어컨과 '인체 감지 로봇'기능을 채용해 선보인 LG전자 2009년형 휘센 에어컨 등은 기존 제품 대비 냉방 속도는 두 배 이상 높아진 반면, 소비전력은 60% 가량 낮췄다. 이 제품들 역시, 대형 할인 유통매장 등에서 맨 앞자리에 전시되며 고객들의 인기를 독차지 했다.
24시간 365일 사용으로 주부들에게 적지 않은 가계 부담을 안겨 주는 냉장고에서도 그린 바람은 이어졌다. 삼성전자가 4월 고효율 단열재와 부품을 사용해 월간 소비전력을 35.6㎾h로 낮춰 740리터급으로 내놓은 지펠 냉장고나 '제3세대 리니어 컴프레서' 기술을 기반으로 월평균 소비전력을 32.9㎾h까지 낮춰 출시(7월)한 디오스 냉장고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 밖에 청소기와 공기청정기 등과 같은 소형 가전제품에도 절전 기능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제품 선택시, 친환경을 우선 고려하는 풍토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제조업체들도 이런 소비자들의 선호도에 맞추기 위해 에너지 효율 개선 등을 우선 고려한 신제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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