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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융 방파제 될 아시아판 IMF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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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융 방파제 될 아시아판 IMF 출범

입력
2009.12.30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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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중ㆍ일 3국과 아세안(ASEAN) 10개국이 참여하는'아시아판 국제통화기금'이 오랜 산고 끝에 엊그제 출범한 것은 세밑에 접한 또 하나의 낭보다.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태국 치앙마이에서 아시아 8개국이 모여 금융위기에 대처하는 지역 내 안전망을 구축키로 합의한'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가 10년의 세월을 거쳐 회원국을 13개국으로 늘린 'CMI 다자화 공동기금'으로 열매를 맺은 것이다.

내년 3월 말부터 가동될 CMI 공동기금의 규모는 당초 780억달러에서 1,200억달러로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아시아 지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서구가 주도하는 IMF와 함께 기댈 수 있는 또 하나의 튼튼한 방파제가 마련된 셈이다. 또 회원국간 양자 스와프 계약을 통한 상호 자금지원체제로 출발한 CMI가 회원국 전체가 참여하는 다자 스와프 체제로 발전한 것은 이 지역의 경제적 위상 제고는 물론 '아시아통화기금(AMF)'체제의 출범 전망을 밝게 한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CMI 다자 기금에서의 한국 역할이다. 이 기금은 중국과 일본이 각각 32%(384억달러) 한국이 16%(192억달러) 아세안 10개국이 20%(240억달러)를 분담하게 된다. 우리의 지역 내 경제력 비중은 8% 안팎이지만 3대 주주 이상의 지분을 얻어내 캐스팅보트의 위치까지 확보한 것이다. 중국과 일본의 주도권 다툼을 원활하게 조정한 결과이지만, 글로벌 금융안정이 주요의제가 될 내년 G20 정상회의 개최국의 입장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다.

아시아권이 CMI기금의 출범으로 지역 경제공동체를 향한 큰 걸음을 내디뎠지만 가야 할 길도 결코 만만치 않다. 그 첫째는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역내 국가간 자금의 선순환구조를 이끌어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 문제는 CMI기금이 합의대로 운영되고 기능할 수 있느냐를 가름하는 관건이다. 아울러 우리로선 미국 등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면서 중국과 일본 사이에 계속될 헤게모니 싸움이 회원국간 세력 다툼이나 갈등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중재ㆍ조정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생각해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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