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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근 재계팀장의 글로벌 라운지] 아팔루사 매니지먼트 데이비드 테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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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근 재계팀장의 글로벌 라운지] 아팔루사 매니지먼트 데이비드 테퍼 회장

입력
2009.12.2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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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인적으로 가장 큰 돈을 번 최고경영자(CEO)는 누구일까.

미국의 투자사인 아팔루사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테퍼(52ㆍ사진) 회장을 능가하는 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팔루사 매니지먼트는 올해 70억달러의 수익을 기록했다. 데이비드 테퍼 회장이 개인적으로 챙기게 될 돈은 무려 25억달러에 달한다.

테퍼 회장은 어떻게 이런 큰 돈을 만들 수 있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는 3월 미국에서 AIG가 파산 위기로 치닫고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도 국유화될 수 있다며 공포가 확산될 때 과감하게 금융주를 사 들였다.

당시 그가 씨티그룹 주식을 매입한 가격은 주당 79센트에 불과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주식은 3달러72센트에 샀다.

최근 씨티그룹의 주가가 3달러대로 뛰고, 뱅크오브아메리카가 15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투자 수익률이 400%나 되는 셈이다. 10억달러를 은행주에 투자한 지 1년도 채 안돼 45억달러로 불어난 것이다.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자란 그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주식 거래를 하는 것을 보며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됐다. 피츠버그대를 졸업한 뒤 1980년 카네기멜론대 경영대학원에 진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5년 골드만삭스에 합류한 뒤 6개월여만에 파산 및 위기 상황 투자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내 헤드 트레이더로 승진한다. 92년 골드만삭스를 떠나 아팔루사 매니저먼트를 차린 뒤로도 그는 모두가 외면하는 주식이나 부실 채권 등에 투자, 큰 수익을 거둔다.

97년에는 러시아 채권에, 외환위기 당시에는 우리나라의 효성T&C, 한국타이어, 대우통신 등에 투자한 적도 있다. 그는 또 2004년 모교인 카네기멜론대 경영대학원에 5,500만달러를 기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테퍼 회장은 죽은 짐승의 썩은 고기를 파먹는 '독수리(Vulture)'에서 이름을 딴 '벌처 투자자'의 대명사다. 그러나 그가 모두가 공포에 떨 때 "아마겟돈 장세는 끝났다"며 과감하게 투자를 단행한 점은 평가 받아 마땅하다. 그는 최근 "당시엔 나 혼자만 금융주를 사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새해에 큰 사업을 꿈꾸고 있다면 일단 외롭게 혼자 가는 법도 배워야 할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다 부자가 되는 건 아니겠지만.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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