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정부가 지난 6월 한국인 여성 엄영선씨와 독일인 여성 2명 등을 납치, 살해한 테러단체로 알 카에다를 처음으로 지목했다.
라샤드 알 알라이미 예멘 국방차관은 24일 의회에 출석, 알 카에다가 당시 시아파 반군 '하우티스'의 지원을 받아 예멘 북부 사다를 방문한 독일인 가족 5명과 영국인 1명, 독일 여성 2명, 엄씨를 강제로 끌고 갔다고 밝혔다. 알 알라이미 국방차관은 "하우티스가 지원해준 알 카에다가 인도적 구호를 위해 예멘을 찾은 독일인 2명과 한국인 1명 등의 죽음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엄씨와 독일 여성 2명은 피랍 직후 총상을 입은 시신으로 발견됐다. 희생된 이들 3명은 네덜란드 의료자선단체 소속으로 활동중이었다. 시아파 반군은 그간 엄씨 등의 납치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해왔다. 예멘 정부는 지금까지 사다 지역에서 전투를 벌여온 하우티스를 수니파인 알 카에다와 연결시키려 했으나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진 못했다.
한편 예멘의 치안 관계자는 사나 주재 독일대사관이 납치된 독일인 부부의 자녀 3명이 생존해 있는 모습을 담은 비디오를 전달받았다고 확인했다. 독일 정부는 납치된 가족의 석방노력에 관해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만 독일 외무부는 이달 초 2005년말 예멘 부족민에 납치됐다가 사흘 만에 풀려난 위르겐 흐로보크 전 외무차관이 사태해결을 위해 예멘을 방문, 정부 관리들과 만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예멘에선 알 카에다와 무관한 무장부족들이 정부와의 협상에서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낼 목적으로 빈번히 납치를 자행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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