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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미지가 경쟁력… 서울을 마케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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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미지가 경쟁력… 서울을 마케팅하자"

입력
2009.12.2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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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세계를 호령한다고 떠들썩하다. 그런데 흥미로운 조사결과가 있다. 미국 컨설팅업체인 앤더슨 애널리틱스가 미국대학생 1,000명을 조사한 결과 60%가 삼성을 일본기업이라 대답했다. 한국기업이라 한 학생은 10%에 불과했다. 충격적이다. 또 다른 억울한 조사결과도 있다. 코트라(KOTRA)가 하는 국가별 지불가격 의향조사를 보면 세계인들은 동일한 제품이라도 미국, 일본, 독일산은 한국산보다 40% 이상 높은 가격을 지불하겠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브랜드의 힘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한국기업으로 알려지는 것을 별로 원하지 않는 것 같다. 서울시 마케팅담당관으로서 몇몇 기업의 해외마케팅 부서와 공동광고를 시도한 적이 있는데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안타깝지만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코리아 디스카운드, 서울 디스카운트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세계인들이 접하는 서울발 뉴스는 북한 핵 문제 등 불안요소가 더 많다. 사람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기억되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아직도 많은 외국 교과서들의 한국 관련 정보는 오류가 많다. 독일 바이에른주 등의 교과서가 한국을 '13세 소녀가 창문도 없는 공장에서 11시간 중노동을 하는 나라'로 묘사한다는 것은 일례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 LG, 현대가 한국정부나 서울시와 공동광고를 하고 싶겠는가?

우리나라의 브랜드가 낮다고 누구를 탓할 일은 아니다. 실제의 변화와 사람의 인식에는 타임래그(시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했는데 한국전쟁이나, 88올림픽 때의 모습을 상상하는 외국인도 많다. 이제라도 실제와 인식의 간극을 최대한 빨리 단축시켜야 한다.

서울을 해외에 마케팅하면서 외국에서 방문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이들의 반응은 서울이 이처럼 멋진 도시인 줄 몰랐다는 것이다. 미래의 성장 가능성과 도시가 갖고 있는 콘텐츠에 있어서 동경이나 북경보다 낫다는 견해도 많다. 문제는 와보지 않은 외국인들은 우리나라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취해야 할 입장은 명백하다. 우리나라의 진면목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금년 1월 국가브랜드위원회가 출범한 것이나 서울시가 2008년부터 해마다 약 400억원의 예산으로 해외마케팅을 하는 것도 이러한 상황인식에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좀 더 내실을 다진 다음에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반박부터 복지에 더 많은 예산을 써야 한다는 의견까지 많은 논란이 있다.

최근 서울을 전 세계에 알린다는 취지로 기획된 광화문광장 스노보드 월드컵대회 때도 같은 논란이 일어났다. 모두 일리가 있다. 그러나 좀 더 미래지향적인 시각도 필요하다.

정부나 지자체의 역할에 있어 복지정책 등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아픔을 치유하는 일은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서울시의 2010년 예산 21조원 중 복지비는 전체 예산의 20%인 4조원이 넘어 가장 비중이 크다. 그러나 미래를 준비하는 일도 이와 못지않게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매력과 비전을 세계에 알리는 일은 미래를 열어가는 일이다.

세계인들이 우리나라를 제대로 인식하게 되면 우리 기업들의 활동에 큰 보탬이 되고, 관광산업을 진작시켜서 고용 없는 성장에 부딪힌 우리 경제에 활력을 줄 수 있다. 또 외국에 있는 수많은 한국인들에게 자부심을 갖게 할 수 있다. 우리의 문화, 저력과 비전을 널리 알리자. 이 일에는 너 나가 있을 수 없다. 많은 기업들이 서울시와 공동광고를 하자고 요청하는 날을 기분 좋게 상상해 본다.

윤영석 서울시 마케팅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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