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3시51분께 충남 서산시 읍내동 S여관에서 불이나 이 여관에서 잠자고 있던 공병학(51)씨, 임광옥(57)씨, 네팔인 근로자 구릉 바하드(35)씨 3명이 숨졌다.
또 여관 주인 윤모(76)씨와 중국동포 2명을 포함한 투숙객 등 7명이 화상을 입거나 질식해 인근 서산의료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윤씨는 부상이 심해 서울의 화상전문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불은 전체 3층 건물 중 2층과 3층 내부 66㎡를 태운 뒤 54분 만에 진화됐다. 불이 난 여관은 1975년에 지어진 건물로 1층에 식당과 주점이 있고, 2층과 3층에 각각 7개와 5개의 객실이 설치돼 있다.
특히 객실이 거의 쪽방 수준으로 숙박료가 월 20만원 정도로 싸 외국인 노동자를 비롯한 일용직 근로자들이 장기 투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네팔인 바하드씨는 2000년 10월 입국해 2005년 4월 체류기간이 끝나자 불법체류 상태로 장기 투숙하면서 막노동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불이 난 건물이 지은 지 40년 가까이 된 낡은 건물이라 연기가 매우 심했다"면서 "사망자가 모두 연기에 질식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전날 기온이 크게 내려간 점 등으로 미뤄 투숙객이 난방용기를 사용하다 과열됐거나 누전 등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서산=이준호 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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