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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초등 1년, 용기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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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초등 1년, 용기를 내!

입력
2009.12.28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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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은 너무 힘들어!/ 노경실 글ㆍ김영곤 그림/ 살림어린이 발행ㆍ88쪽ㆍ8,500원

도톨 꾀기 작전/ 김기정 글ㆍ윤정주 그림/ 해와나무 발행ㆍ48쪽ㆍ6,000원

갓 입학한 초등학교 1학년생에게 학교는 꽤나 두려운 곳이다.

창작동화 <1학년은 너무 힘들어!>의 현호도 그렇다. 일곱 번이나 영어 자기소개를 연습하고 학교에 간 첫 날. 긴장한 탓에 선생님이 이름을 부르자 볼멘소리로 답해버렸다. 친구들은 이런 현호에게 '엄마 젖 먹는 강아지'를 줄여 '엄강이'란 별명을 지어준다.

자신감이 사라진 현호는 몸집도 줄어들어 강아지보다 작아진다. 강아지 '배추'는 이런 현호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묘안을 짜낸다.

레벌퀴바 왕국에 갇힌 사람들을 현호와 함께 구출하는 것. 배추의 격려에 용기를 낸 현호는 구구단을 멋지게 외워 감옥 문을 열고, 배추와 힘을 모아 사람들을 구해낸다.

자신감이 생긴 현호는 이제 선생님 질문에도 크게 대답하고, 웃음소리도 제일 크다. "씩씩한 1학년이니까요!"(87쪽) 책에 실린 배추와 바퀴벌레 군인들의 표정이 재기발랄하다.

<도톨 꾀기 작전> 의 직장인 엄마도 1학년생 도톨이 걱정이 크다. 도톨이는 "낯선 사람 따라가지 말아라" "학교 끝나면 바로 집으로 와라" 같은 엄마의 잔소리를 다 외울 지경이다.

이런 도톨이를 잡아 먹으려는 '망태영감'과 '넝마씨'는 꾐에 빠지지 않는 도톨이가 얄밉다. 엄마가 어린이였을 때 두려워하던 망태영감과 넝마씨는 21세기 어린이들에게는 낯선 존재. 그림 속 두 인물은 영화 '나홀로 집에'의 불쌍한 도둑들을 연상시킨다. 야윈 두 볼과 처량한 표정에 동정심마저 든다.

도톨이는 "(아이를 잡아먹지 못해) 배가 너무 고프다"는 망태영감과 넝마씨에게 쌀밥, 된장국 등을 대접한다. 이들이 떠나자 홀로 집을 지켜야 하는 도톨이는 두 악당이 어쩐지 그립다. 이 시대 힘을 잃은 두 악당과 도톨이는 모두 외로웠던 것이다.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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