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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수환 추기경 말씀 모은 책 '하늘나라에서 온 편지'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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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수환 추기경 말씀 모은 책 '하늘나라에서 온 편지' 출간

입력
2009.12.28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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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수환(1922~2009) 추기경의 말씀을 모은 책 <하늘나라에서 온 편지> (김원철 엮음, 평화방송ㆍ평화신문 발행)가 출간됐다. 고인의 인간과 세상에 대한 사랑을 애절하게 느낄 수 있다.

"참사랑은 상대방의 기쁨은 물론 서러움, 번민, 고통까지 함께 나누는 것입니다… 그의 마음 속 어둠까지 받아들이고 끝내는 그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것이 참사랑입니다. 그래서 참사랑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남의 고통을 자기 것으로 삼아 함께 괴로워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41쪽)

"가난한 달동네 주민들은 '도시 미화'라는 미명 하에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그들은 추운 겨울날, 철거 용역원들의 위협에 피눈물을 흘리며 남부여대해 떠나야 했습니다… 가난한 사람을 더 가난하게 만들고, 그들 눈에서 피눈물이 나게 하면서 도시를 아름답게 꾸민들 그것이 참된 아름다움이겠습니까? 가난한 이들을 쫓아내고 세운 도시는 아름답지 않습니다."(140쪽)

책은 고인의 메시지를 사랑과 행복, 지혜, 인간, 세상, 교회 등 내용별로 나누어 묶었다. '부끄러운 고백'이라는 제목의 마지막 장은 성찰의 글이다. "나는 요즘 정말 힘든 고독을 느끼고 있네. 86년 동안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그런 절대고독이라네… 하느님마저 의심되는 고독 말일세."(275쪽) 신학자들이 '어둔 밤'(淨化ㆍ정화)이라 부르는 저 하느님 부재의 절대고독 체험은 영혼의 순수한 사랑을 더 커지게 하고, 인류 구원의 공동 상속자가 되게 한다고 한다.

그리고 책의 끝 페이지.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십시오."고인의 저 문장 아래 작은 활자로 된 연보가 딸려 있다. 출생과 선종 부분을 제외하면 달랑 일곱 행. 그 모두가 공부하고 사목한 자리의 이력이니 그냥 한 마디, 정진석 추기경이 기리듯 '사랑의 목자'라고만 써도 넉넉했을 것이다. 책에는 고찬근 신부가 김 추기경의 병 수발을 거들며 쓴 뭉클한 병상일기도 수록됐다.

책 판매 수익금 일부는 김 추기경이 설립한 옹기장학회 장학금으로 사용된다. 선종 1주기 준비위원회는 내년 2월 16일~3월 28일을 추모기간으로 정하고 추모 미사, 사진전, 추모음악회 등을 준비하고 있다.

최윤필 기자 walde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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