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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주 그만… '착한' 송년회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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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주 그만… '착한' 송년회가 떴다

입력
2009.12.24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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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연말 모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직원들끼리만 흥청망청하던 송년회는 사라지고 대신 가족들을 초청,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문화 행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그 어느 때 보다 가족의 소중함이 컸던 2009년 경기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가족들과 연말연시를 보낼 수 있도록 공식으로 장기 휴무에 들어가는 회사가 늘고 있는 것도 새 풍속도다.

직원들의 모임 아닌 가족 초청 행사로

한국수출보험공사(사장 유창무)는 22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본사 9층 대강당에서 신입사원 가족들을 초청, '패밀리데이'를 가졌다.

이들은 회사가 준비한 연수과정 동영상을 본 뒤 앞으로 함께 일할 임직원과 인사를 나눴다. 회사측은 또 신입사원마다 가족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수보 관계자는 "신입사원들과 임직원의 상견례 자리로 송년회를 갈음했다"고 밝혔다.

샘표는 21일부터 경기 이천시의 문화 갤러리인 샘표 스페이스에서 가족 사진전을 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가족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되돌아 보기 위해 직원들이 가족들을 피사체로 해 찍은 사진들을 전시하는 행사를 갖게 됐다"며 "30일엔 종무식이 끝난 뒤 전 직원들이 가족 사진전을 감상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효성 직원들은 12일 이번 하반기 공채에 합격한 신입사원들과 함께 서울, 부산, 대구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문화 송년회를 가졌다.

또 예비 효성인이 서로 조를 짜 여행 계획이나 자원봉사 프로그램 등을 제출하면 회사에서 교통ㆍ숙박비를 지원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효성 관계자는 "직원들이 의미 있는 연말을 보낼 수 있도록 신입사원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함께 하는 나눔 송년회

풀무원은 21일 송년 모임 대신 전 직원이 한 끼 식사 비용과 임직원의 옷, 가방, 신발, 책을 기증받아 '자선바자'를 연 수익금을 모아 한 사회단체에 기부했다.

삼성SDS 직원들도 연말 송년회 대신 '행복 산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전국 200명의 저소득 결식 아동을 선정, 이들이 원하는 선물을 해주는 온정의 손길을 편 것.

산타 할아버지로 분장한 삼성SDS 직원들로부터 평소 갖고 싶던 요술 점토 '아이클레이'를 선물받은 김지은(8ㆍ가명ㆍ경기 평택시)양은 "여러가지 색깔의 점토를 섞어 소꿉놀이에 필요한 장난감을 만들 생각을 하면 잠도 오지 않는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에 앞서 GS칼텍스도 최근 임직원 400여명이 전국 7개 도시에 거주하는 소외된 이웃을 찾아 먹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곳, 가지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등의 소원을 이뤄지는 소원성취 릴레이 자원봉사를 폈다.

외식브랜드 놀부는 23일 라마나 르네상스 호텔에서 이색 송년모임을 가졌다. 김순진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 전원이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 분장을 한 채 등장, 장기자랑을 가졌고, 가맹관리팀, 해외사업팀, 마케팅팀, 영업팀, 사업개발팀 등 평소에는 함께 어울리기 어려운 직원들이 조를 짜 노래, 공연, 댄스 등 다양한 장기를 펼쳤다. 또 이날 추첨 등을 통해 경품이나 행운권을 받은 직원들이 이 중 일부를 다니엘 복지원에 기부키로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6, 27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둥둥 낙랑 둥'에 계열 주유소 사장단 400여명을 초청한다.

서울 도곡동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이승주(47)씨는 "현대오일뱅크측이 경영진과의 간담회나 식사 자리를 마련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문화를 즐기는 송년회를 준비하긴 처음"이라며 "주유소를 하다 보니 1년 365일 중 단 하루도 쉬기 힘들어서 연극 관람을 생각도 못했다. 이렇게 가족과 함께 연극 관람을 하게 돼 기억에 남는 송년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 권장휴무 "가족과 보내라"

아예 송년회가 없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연말연시 연월차를 활용, 공식 권장 휴무에 들어간 기업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은 25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 열흘간의 권장 휴무에 들어갔다.

계열사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공식 휴무일인 12월 25~27일과 1월 1~3일 중간에 낀 근무일인 28~31일은 반강제적으로 쉬도록 한 것.

삼성 관계자는 "이미 오래전에 이러한 사실이 공지된 만큼 대부분의 직원들이 가족여행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특히 제일모직은 이번 연말 휴가를 아예 '패밀리데이'로 명명,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라고 회사 내 게시판을 통해 당부하고 있다.

대상과 매일유업도 올해 송년회를 따로 마련하지 않고 대신 직원들이 사용하지 못한 연차를 사용토록 했다. 이에 따라 상당수의 직원들이 25일부터 신년 연휴 끝인 내년 1월3일까지 10일간 휴가에 들어간다.

재계팀ㆍ유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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