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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마약 갱단, 진압 군인 일가족 몰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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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마약 갱단, 진압 군인 일가족 몰살

입력
2009.12.24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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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조직 소탕작전에서 순직한 해군의 일가족이 장례식 도중 마약조직의 보복으로 몰살되는 등 멕시코 정부가 벌이는 마약과의 전쟁이 유례없는 참극을 부르고 있다. 마약과의 전쟁에 참여하는 당사자는 물론 가족의 목숨까지 위태로운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멕시코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23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멕시코 마약 갱단은 최근 자신들과 교전 도중 사망해 국가적 영웅으로 떠오른 해군 장교 멜퀴세뎃 아굴로의 하관식장을 찾아와 아굴로의 어머니와 두 형제, 이모에게 총을 난사, 살해했다.

이는 멕시코 해군이 지난 16일 한 마약 조직과 교전을 벌여 두목인 아투로 벨트란 레이바(48)를 사살한 데 따른 소름 끼치는 보복이다. 레이바는 총 230만달러(약 27억원)의 현상금이 붙어 있는 멕시코 3대 마약 수배자 중 한 명으로, 그가 미국으로 밀반입한 코카인은 200톤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초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 정부는 레이바 사살이 2006년부터 군경 4만5,000명을 동원해 벌여온 마약과의 전쟁의 최대 성과라고 치켜 올렸다. 하지만 두목 사망 후 조직원들이 무고한 시민에 대한 보복살인을 자행하는 등 건재함을 과시하자, 정부의 어설픈 작전이 도리어 조직만 자극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멕시코 내 전문가들은 마약갱단의 튼튼한 조직 탓에 두목이 제거돼도 금세 와해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 전문가는 NYT에 "이미 사망한 군인의 가족까지 찾아가 살해하는 일은 극히 드문 경우로, 이 사건은 평화정착을 위한 정부의 작전에 거의 진전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또한 정부가 작전에 참가하는 군인의 인권을 등한시 해 보복 살인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난도 거세다. 마약과의 전쟁에 참가하는 군, 경은 조직의 보복을 피하기 위해 얼굴을 마스크로 가리는 등 신분노출을 막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작전 후, 언론에 사망자 명단을 발표해 신분을 공개했다. 멕시코시티의 개발연구센터 기예르모 제파타는 "마약 조직은 앞으로 평범한 사람들에도 무차별적 보복행위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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