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진로지도는 미국 유학을 계획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만약 나에게 한국 교육의 문제점 중 하나만 지적하라고 한다면 서슴없이 진로지도의 부재를 꼽을 것이다.
한국의 모든 부모가 진로지도의 중요성을 깨닫고 약간의 정성과 노력을 투자한다면 한국의 교육현실은 눈에 띄게 달라지리라 믿는다. 그러한 의미에서 오늘은 어렵게만 느껴지는 진로교육 및 상담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기로 하자.
우선 교육과학기술부의 위탁을 받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설치된 직업 및 진로지도 관련 연구·개발센터인 진로정보센터가 운영하는 '커리어넷'(www.career.re.kr)이라는 사이트를 소개해야 할 것 같다. 만약 컴퓨터가 옆에 있다면 이 글을 읽으면서 이 사이트를 미리 열어놓으면 좋을 것이다.
진로교육 및 상담은 일반적으로 진로검사를 병행한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진로검사 중에는 인간의 성향을 유형으로 구분하는 MBTI(Myer-Briggs Type Indicator)도 있지만 흥미, 적성, 가치관, 성숙도의 각도에서 개개인의 내면적 특성을 살펴보는 커리어넷이 단연 권할만하다.
MBTI는 인간의 성격을 16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각 유형에 적합한 직업군을 알려주는 검사로 진로지도를 위해 기초지식을 얻기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으나,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진로지도를 위해서는 한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커리어넷은 학생이, 어떤 직업군을 좋아하는지, 그러한 직업군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러한 직업군을 위한 능력은 있는지, 또한 그런 진로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태도나 능력이 과연 있는지 등을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진로지도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하겠다.
또 진로검사는 주기적으로 봐야 한다는 점도 기억해야겠다. 진로지도는 한 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꿈을 키우기 시작하는 중3쯤에 시작해서 진로가 정해질 때까지 지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진로검사를 통해 학생의 특성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직업군이 어느 정도 정해지면, 이제 그 직업군에 대한 보다 면밀한 조사와 연구를 해야 할 때가 된다. 이 때 커리어넷의 '직업정보' 섹션은 참으로 큰 도움이 된다.
이렇게 특정 진로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보는 노력을 하면서 학생들은 저절로 꿈을 키우게 된다. 그것도 구체적으로 말이다. 또한 4가지 검사결과를 진지하게 고려해 진로를 정한 학생이라면 자신의 능력과 가치관의 정당성에 기초한 자신감도 가질 수 있게 된다.
이렇게 꿈과 자신감을 갖게 된 학생들은 그러한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학업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고, 그러한 고민 속에 스스로를 위한 학과를 정하게 된다. 또 결정된 학업을 잘 할 수 있는 학교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대학들이 서열화 되어있고 전공분야도 서열화 되어있는 한국의 수직적인 교육현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우리 학생들이 과학적인 분석과 검사와 교육을 통해 진로를 정하고 꿈을 키우고 전공을 정하고 학교를 정하는 순서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날이 곧 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하고 싶은 일을 잘 할 수 있기 때문에 행복한, 그리고 그러한 행복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도 행복함을 만끽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영어로 진로교육을 하고자 하시는 분들을 위해 미국컬리지보드의 '마이로드' (myroad.collegeboard.com)와 미국 노동부의 '오큐페이셔널 아웃룩 핸드북'(www.bls.gov/OCO)을 추천한다.
한미교육연맹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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