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뮤지컬 '모차르트!'가 내년 1월 한국 초연을 앞두고 있다. 1768~81년 오스트리아가 배경이지만, 청바지를 입은 모차르트가 나오고 음악에서도 현대성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64)는 "모차르트의 음악은 너무 완벽하다. 실수를 범할까 싶어 뮤지컬에 자주 사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50곡에 이르는 '모차르트!'의 음악에 대해 르베이와 한국 초연의 음악감독 이성준(28)에게 이메일을 보내 들어봤다.
_'모차르트!'의 음악적 특징은.
(르베이) 모차르트가 살던 18세기에서 클래시컬한 요소를 가져왔고, 19~20세기의 재즈, 록, 팝을 더했다. 다양한 장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음악을 한데 묶어 새로운 음악을 만들고자 했다.
_작곡 과정은.
(르베이) 한 장면의 음악을 만들 때마다 관련 도서를 여러 번 정독했다. 나는 인물의 성격과 당사자의 감정을 느껴본 뒤에야 작곡을 시작한다. 가령 청년기의 모차르트는 밝은 팝으로, 위기에 처한 모차르트는 슬픈 멜로디를 기본으로 한 록 발라드로 표현했다.
_모차르트의 원곡을 넣었다고 들었다. 어떤 곡인가.
(이성준) 실화를 재현하는 장면에서 당시 모차르트가 작곡한 곡을 인용한다. 그의 유년기 때는 피아노변주곡 K.24, 누나와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는 바이올린 소나타가 흐른다. 1막 중반부에는 작곡기법이 발전된 피아노 소나타 c단조 K.457이 들어간다. 특히 2막 후반부에 나오는 오페라 '마술피리'의 곡은 친근함을 더할 것이다.
_28인조 오케스트라가 실황으로 연주한다. 사용하는 악기는.
(르베이) 플루트, 오보에, 바순, 바이올린, 첼로 같은 클래식 악기와 타악기, 키보드, 기타, 드럼 같은 밴드 악기가 있다. 연주는 뮤지컬 '햄릿''삼총사''살인마 잭'에 참여했던 오케스트라가 맡는다.
_오스트리아 뮤지컬 음악의 특징은.
(이성준) 창작, 브로드웨이, 체코 뮤지컬 등과 비교해 오스트리아 뮤지컬 음악은 형식과 틀을 벗어나 자유분방하다. 특히 '모차르트!'는 다른 작품보다 아날로그적이다. 요즘 뮤지컬들은 이해를 돕기 위해 효과음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 작품은 효과음을 절제하고 오케스트라로 연주하는 음악을 더 채워 넣었다.
_모차르트 역에 4명, 배우 임태경, 박건형, 박은태와 가수 시아준수가 캐스팅됐다. 각각의 특징은.
(이성준) 임태경은 굳이 가사를 듣지 않아도 어떤 심정인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감정 표현이 정직한 배우다. 박건형은 자유분방한 성격이 모차르트와 닮았다. 박은태의 아름다운 목소리에서는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시아준수는 아이돌 그룹을 보는 편견을 깰 만한 가창력과 성실함을 지녔다.
_한국 관객들에게
(르베이) 얼마 전 한국에 와서 창작뮤지컬 '영웅'과 '로미오와 줄리엣''살인마 잭'을 관람했다. 일본 파트너가 한국 배우의 가창력을 극찬한 적이 있었는데, 직접 보니 과연 훌륭했다. 한국 관객들의 감성적이고 열광적인 반응도 기억에 남는다. 위대한 작곡가도 삶은 우리와 비슷하다는 점을 이야기하는 이 공연에서 감동적인 경험을 하길 바란다.
'모차르트!'는 1999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초연됐고 이후 독일과 스웨덴, 일본, 헝가리 무대에도 올랐다. 18세기를 고증한 500여벌의 의상과 특수가발, 가면, 소품 등이 화려함을 더한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내년 1월 20일~2월 21일. (02)6391-6333
김혜경 기자 thank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