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개혁파의 정신적 지도자인 '그랜드 아야톨라(최고위 성직자)' 호세인 알리 몬타제리의 사망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번져 이란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외신기자들의 장례식 접근을 막고, 인터넷 속도를 늦추는 등 언론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란의 야권 웹사이트인 '자라스'와 '라헤사브즈'는 21일 몬타제리의 장례식이 치러지고 시신이 안장된 콤 지역 마수메흐 묘역에 수 만명의 추모 인파가 모여 고인과 야권 지도자인 미르 호세인 무사비에 대한 지지 구호를 외쳤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목격자의 말을 인용, "추모 인파들이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반정부 구호를 외쳤으며 일부는 보안요원들에게 돌을 던졌다"고 보도했다. 몬타제리의 고향인 나자파바드에서도 거리마다 상점들이 문을 닫은 가운데 수 천명이 몬타제리의 사진을 들고 행진을 벌였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특히 조문길에 올랐던 진보 인사들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자라스'등에 따르면 진보성향 성직자인 아마드 카벨 등을 포함해 장례식에 참여하려던 인사들이 버스에서 체포됐다. 무사비 전 총리와 메흐디 카루비 전 의회 의장 등 야권은 장례식 참여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내는 등 지지자들의 단결을 호소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콤 지역에 진압경찰을 파견하고, 몬타제리의 가택을 포위하는 등 시위 등 충돌 사태에 대비했다.
19일(현지시간) 87세를 일기로 수면 중에 타계한 몬타제리는 19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을 이끈 주역이며, 지난 6월 부정선거에 항의해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을 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재선을 인정하지 않는 등 개혁파의 정신적 지주역할을 해왔다.
이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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