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서 가학적ㆍ변태적 행위가 있었거나 범행이 학교 주변 등 아동보호구역 내에서 발생했다면 보다 높은 형량이 선고된다. 또 '조두순 사건' 재판 등에서 문제가 된 음주 범행에 대한 심신미약 감경은 보다 엄격한 기준에 의해 적용된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21일 제22차 정기회의를 열고 아동 성범죄에 대한 형량을 가중할 때 기준이 되는 가중적 특별양형인자(量刑因子)를 추가 지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아동 성범죄 양형기준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양형위는 먼저 가학적ㆍ변태적 범죄에 대해 보다 높은 형량이 선고될 수 있도록 했는데, ▦피해자를 장기간 묶어두는 행위 ▦담뱃불, 바늘, 몽둥이 등을 사용해 상해를 입히는 행위 ▦성기 안에 이물질을 삽입하는 등의 행위 등이 이에 해당된다.
또 학교 내, 학교 주변, 등하굣길, 공동주택 내부의 계단, 승강기 등 '특별보호장소'에서 발생한 범죄도 가중처벌을 받게 된다. 기존 양형기준에서는 소아기호증에 의한 성범죄, 극도의 성적수치심을 유발한 경우, 집단성폭행 등이 특별양형인자로 지정돼 있었다.
양형위는 "특별가중인자가 감경인자보다 2개 이상 많은 경우 최고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있어 전체적으로 아동 성범죄에 대한 양형이 높게 유도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특별가중인자 추가 지정 의미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양형위는 법원 판결이 음주상태 범죄에 대해 관대하다는 여론을 반영해, 심신미약 상태에 이르지 않은 단순 주취 상태에 대해서는 형량을 감경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양형기준에 명문화하기로 했다.
양형위 관계자는 "실제로는 주취 상태가 오히려 성적 충동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되는 점을 반영했다"며 "사리를 분별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지 않은 음주상태에 대한 감경 금지가 명문화 됨으로써 법관이 심신미약 감경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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