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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타미플루에 담아 보낸 대북 인도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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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타미플루에 담아 보낸 대북 인도주의

입력
2009.12.2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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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어제 개성에서 신종플루 치료제 50만명 분을 북측에 주었다. 10억원 상당의 손 세정제는 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내달 중ㆍ하순께 보내기로 했다. 대북 신종플루 치료제 지원에는 178억원의 남북협력기금이 사용된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정부 차원에서 인도적 물자를 직접 지원한 것은 처음으로, 남북 교류협력과 대화 복원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신종플루 치료제 지원은 "인도적 차원에서 조건 없이 지원하는 게 좋겠다"는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 북한도 남측의 치료제 제공 제의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대한적십자사를 통한 옥수수 1만톤 지원 제의는 "농부의 지게에 올려놓아도 시원찮을 강냉이 얼마 타령"이라고 타박하며 받아들이지 않은 것과는 전혀 다른 자세다.

남측의 치료제 긴급 제공으로 북한주민들이 신종플루를 이겨낸다면 인도적 지원의 성공적 사례가 될 것이다. 인도적 대북지원은 앞으로 더 확대돼야 하며 질병이나 기아, 자연재해 등 긴급 상황에서는 이번처럼 신속하게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공중에 떠 있는 옥수수 1만톤 지원 문제도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올 겨울 북측 식량 사정이 좋지 않은 데다, 화폐개혁 후유증에 따른 수급 차질로 북한주민들의 배고픔이 한층 악화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북한산 무기를 실어 나르던 화물기의 억류 사태로 주춤한 감이 있지만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가 급부상한 국면이다. 이런 때에 남북이 당국간 대화채널조차 정상화하지 못하고 소모적 신경전을 계속하는 것은 남북 어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평화협정 체결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무엇보다 남북간 긴밀한 협력과 조율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당국간 대화 채널 복원이 시급하다. 신종플루 치료제 제공으로 모처럼 형성된 협력 분위기를 살려야 한다. 남북당국이 개성공단의 발전모델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중국과 베트남의 주요 공단 공동 시찰에 나선 것도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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