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매출은 20% 이상 늘었으나 직원 수는 오히려 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젠 '고용 없는 성장'이 아니라, '고용을 줄이는 성장'이란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기술발전과 생산성 향상에 따른 구조적 결과라는 분석이지만, 경제성장의 궁극적 목표가 고용창출을 위한 것인 만큼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서비스업 같은 '신 고용동력'을 서둘러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일 한국상장사협의회가 2005년부터 올 3분기까지 매출액과 직원 수 비교가 가능한 유가증권 상장사 546개를 비교ㆍ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업체의 지난해 말 매출(796조6,955억원)은 2005년말(603조4,663억원)보다 24%나 증가했다. 올해도 3분기 말 현재 누적 매출액은 592조7,587억원을 기록, 연간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늘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올 3분기 말 현재 조사대상 기업의 총 직원 수(83만1,731명)는 5년 전보다 2%나 줄었다. 기업별로는 조사 대상의 3분의2 정도(318개사)에서 고용 인원이 5년 전과 같거나 줄었다. 대우전자부품은 5년 전 직원 수가 506명이었지만 올 3분기 말 현재 101명으로 80% 감소했다. 삼익악기는 같은 기간 174명에서 89명으로 반토막 났고 삼성SDI는 9,819명에서 6,265명으로 줄어들었다.
직원이 증가한 기업 가운데는 생체줄기세포 연구개발 기업인 알앤엘바이오가 2005년 29명에서 올해 159명으로 증가해 548%의 고용 증가율을 기록했고 NHN(363%), 티엘씨레저(256%), 웅진코웨이(251%)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생산성 증가로 인해 제품 한 개를 만드는 데 필요한 노동력이 감소하면서, 매출 신장이 고용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대기업들이 글로벌 전략 차원에서 해외 공장을 늘리는 것도, 고용 감소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해외 현지공장을 통해 매출 외형은 늘지만 국내 고용에는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또 상대적으로 고용유발효과가 낮은 IT관련 업체의 매출은 호조를 띠는 반면, 고용 효과가 큰 건설업이나 금융서비스업은 경제위기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원은 "제조업 부문에서 유출된 인력을 고용 유발효과가 큰 서비스업에서 흡수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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