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2일 교육 정책과 관련 "나는 사실 불만이 많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전 한국연구재단에서 열린 교육ㆍ과학ㆍ문화 분야 내년도 업무보고에서 "(교육 정책이) 많이 변화하고 있지만 변화가 정착되지 않아 국민도 걱정을 많이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입학사정관제도 기준을 뭘 갖고 하느냐"면서 "아직 정착이 안됐기 때문에 (빨리) 정착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이 대통령이 불만이라고 표현한 것은 사교육비 줄이기 대책 등 현정부 출범 이후 추진한 교육개혁 정책들이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점을 따끔하게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사교육비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지난 2년 동안 교육환경이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입학사정관제가 제 자리를 잡지 못하는 등 대학입시 개혁에서도 분명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이유들 때문에 교육부 등을 향해 교육개혁을 보다 강도 높게 추진하라는 엄명을 내린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발언과 관련된 일화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 교육의 강점이 뭐냐'고 갑자기 물어 뭘 이야기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면서 "그래서 부모의 교육열이 강해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을 시키고 그 결과 한국이 발전하게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그 정도만 말했는데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에 도착한 뒤 한 달 동안 세 차례나 한국 교육 이야기를 하더라"면서 "한국 교육이 굉장히 좋은 줄 알고 그러는데 한편으로는 속으로 미안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교육부를 질타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내년 초 개각을 단행할 경우 안병만 교육부장관이 교체 검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안 장관 외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주호영 특임장관, 청와대 윤진식 정책실장, 진동섭 교육과학문화수석, 이성준 언론문화특보 등이 참석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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